"유족에 보탬됐으면…봉화 의인상 상금 3천만원 쾌척"

입력 2018-08-29 11:29:58 수정 2018-08-29 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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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총기 범인 제압 박종훈 씨
아내`아들 지지로 기부 결정

봉화 총기 사건 관련해 LG복지재단 의인상을 받은 박종훈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윤영민 기자
봉화 총기 사건 관련해 LG복지재단 의인상을 받은 박종훈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윤영민 기자

"제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도 아닙니다. 이 돈이 유족들한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1일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해 추가 인명 피해를 막은 박종훈(53) 씨가 LG 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 3천만원을 유족에게 전달하기로 해 다시 한 번 감동을 주고 있다.

박 씨는 지난 26일 LG 복지재단으로부터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지를 받은 뒤 LG 및 봉화군 관계자에게 '상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박 씨의 이런 결정 뒤에는 부인과 두 아들의 지지도 한몫했다. 섀시업을 하는 남편 박 씨를 도와 사무실 한쪽에서 화장품과 유리 액자 등을 판매하고 있는 부인 민덕순(51) 씨가 먼저 남편에게 "유족들에게 기부하면 어떻겠습니까. 안타까운 일로 받은 상금인데 그렇게 하는 것이 맘이 편하지 않겠습니까"고 제안했고 박 씨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결정됐다. 이런 부모의 결정을 들은 두 아들도 흔쾌히 동의하며 지지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종교 생활을 해왔다. 현재 봉화제일교회 안수 집사로 활동하며 성실하게 생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시민이다.

박 씨는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좋은 일도 아니고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 언론에 자꾸 비쳐 부담스럽다"고 했다.

총기 참극이 벌어진 지난 21일 오전 박 씨는 경로당 보수 공사 일로 소천면사무소를 방문, 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첫 번째 총소리를 듣고 범인 김모(77) 씨에게 달려들어 총열을 잡고 몸싸움을 벌인 끝에 엽총을 빼앗고 김 씨를 제압해 추가 범죄를 막았다. 이날 총에 맞은 두 직원은 결국 숨졌고, 제압 과정에서 두 발의 총알이 더 발사됐지만,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박 씨는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공무원이 목숨을 잃어 너무 안타깝다"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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