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로 따뜻한 마음을 전해요”
퇴임한 공무원과 교사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대경상록 하모니카 봉사단(이하 상록 봉사단)은 정겨움이 묻어나는 하모니카 연주로 이웃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모임이다.
상록 봉사단은 매주 영남대병원(금요일 오전)과 파티마병원(월요일 오후)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해 환자와 간호사,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연주를 펼친다. 1시간 남짓한 연주는 동요부터 가곡, 트로트, 팝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이뤄진다. 특히 생일을 맞은 환자에게는 생일축하곡을 연주해주고, 연말 크리스마스 때는 캐럴도 들려준다.ㅣ연주를 위해 매주 화요일 오전 대덕문화전당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대경상록 하모니카 봉사단.

상록 봉사단 홍정근(70) 회장은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환자는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모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생일날에 축하 연주를 해주면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환자도 있다. 연주에 맞춰 손가락, 발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는 환자도 있다"면서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한번은 영천에 사는 50대 암 환자였는데 '고향의 봄'을 듣고 싶다고 해 연주해 드렸더니 3주 후 돌아가셨다.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그 노래가 그분에겐 마지막였다. 그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코끝이 찡해지더라"고 했다.
박노보(69) 씨는 연주할 때면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 얼굴이 밝아지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곤 한다고 했다. "한 할머니는 노래 '찔레꽃'을 듣고 싶다고 해 들려드렸더니 '감사하다'며 커피 사먹으라면서 돈 천원을 내미는데 할머니 손잡고 한참 울었다"며 "나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감사한지 모른다"고 했다.
상록 봉사단은 정기봉사 외에도 노인복지센터나 경로당 등에서 어르신을 위해 연주를 하는가 하면 각종 행사나 축제, 캠페인 등에 참여해 연주한다. 윤한걸(71) 씨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고통 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신청곡을 연주하거나 평소 좋아했던 음악을 연주할 때면 선율에 맞춰 리듬을 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하모니카 연주로 누군가를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고, 행복을 공유하는 봉사자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영호(64) 부회장은 "하모니카는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로 한 번 빠지면 절대 못 나온다"고 했다. 윤옥숙(69) 총무 역시 "교사 은퇴 후 처음 하모니카를 배웠는데 하모니카 종류가 많은데 놀랐다. 단순한 것 같은데 배울수록 어렵다. 공연은 늘 떨리지만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곡을 만들어 가는 데 기쁨도 있고 보람도 있다"면서 "하모니카 소리는 정말 곱다. 회원들과 연습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활짝 웃었다.
봉사단 김대현(68) 단장은 "하모니카는 악기하나로 독주, 중주, 오케스트라까지 연주할 수 있는 폭넓은 악기이고, 또 악기 중에 유일하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하면서 다른 음을 내는 악기"라면서 "하모니카는 휴대하기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나이가 있는 시니어들에게는 특히 추천하고 싶은 악기"라고 했다. 김 단장은 이어 "숨을 내쉬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는 많지만 하모니카는 들숨과 날숨을 번갈아 내쉬어야 하기 때문에 폐활량을 키우는데 좋다"고 말했다.
상록 봉사단은 이런 공로로 지난해 공무원연금공단 대구연금센터장으로부터 표창장(최우수상)을 받았다.
홍 회장은 "연주를 위해 입술이 벗겨질 정도로 연습하는 회원들이 고맙다. 앞으로 사회를 밝게 하고 다른 이에게 꿈과 행복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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