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문경시는 청년 20명을 정중히 초대했다. 문경시가 마련한 저출산 인식개선을 위한 청년교육 프로그램인 '내 마음의 안전지기 프로젝트'에 이 청년들을 모신 것. 이날 문경시는 '결혼은 인생의 재출발점! 다시 시작해 볼까?' '맞벌이로 살아남기' '맞벌이 부부의 스마트 밥상' 등의 강의를 통해 청년들에게 저출산에 대한 인식제고와 문경의 인구 늘리기에 동참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문경시가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구는 지역발전 및 경제성장의 기본동력으로 도시의 존폐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문경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인구 늘리기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문경의 미래 최대 과제라는 인식도 깔렸다.
◆500만 관광객 자랑 인구는 제자리
석탄산업 시기인 1970년대 만 해도 문경은 인구 16만을 자랑하는 경북 북부권의 중심 도시였다. 이러한 명성도 잠시, 1980년대 이후 문경의 중추산업인 석탄산업의 몰락과 함께 인구가 급속히 감소해 2007년 7만 5천명 이후 10년 넘게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한 해 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문경이지만 정작 집안 인구는 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문경의 인구는 7만3천294명.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7만4천702명에 비해 1천408명이 적다. 1년 만에 많은 인구가 줄었다.
2017년 말 기준, 가임기 여성(29~39세)의 비율은 낮은(전체 인구의 8.3%) 반면 고령인구의 비율(27%)은 매우 높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여기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말미암은 자연적인 인구감소와 도시 간 이동으로 인한 자발적 인구감소 현상을 동시에 겪고 있어 문경의 인구 감소 위기감은 심각 단계다.
백설매 문경시 인구정책팀장은 "앞으로 생산 가능 인구인 15~64세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나면 생산과 소비가 모두 줄어들 것이다. 이는 공공지출이 증가하는 또 다른 위기"라며 "특단의 대책이 당장 시급하며 이에 대비해 문경시는 올해를 문경 인구 늘리기 원년으로 삼아 시의 운명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를 늘려라!
"대한민국 인구정책 문경시가 이끕니다."
지난달 발족해 2022년까지 앞으로 4년간 인구 늘리기 특명을 받은 인구정책 TF팀의 정책 구호다. 팀은 부시장을 총괄팀장으로 해 미래전략기획단 인구정책팀장, 건강관리과 출산장려담당, 여성청소년과 보육다문화담당, 총무과 자치행정담당, 사회복지과 희망복지담당, 농촌개발과 농촌지원담당, 건축디자인과 주택담당 등 12명의 핵심 정책 담당자들로 구성됐다. 사실상 이들 팀에 문경의 인구 늘리기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구정책 TF팀은 문경시 실정에 맞는 저출산 극복정책과 인구증가정책 수립에 올인하고 있다. 문경의 인구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변해야 산다!
TF팀에 따르면 전남 해남군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출산장려금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으나 출산율 증가에 따른 재정지출은 급증하는 반면 인구는 되레 주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문경시 역시 2013년부터 첫째아이 120만원, 둘째아 240만원, 셋째아 600만원, 넷째아 이상 1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2016년 448명이던 출생아수가 2017년에는 402명으로 줄어들었다. 출산율이 자연감소 및 전출 등을 따라잡지 못해 결국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인구 늘리기 대책은 인구감소를 막는데 한계가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반해 경남 창녕군은 2010년부터 8년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모범 지방자치단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센티브를 통한 출산장려책은 기본. 이에 더해 자녀 단계별 및 생애별 정책 지원, 귀농귀촌, 기업유치 등 종합적 인구유입정책을 꾸준히 펼쳐 2010년을 인구증가 원년의 해로 선포한 후 매년 인구가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2010년 대비 인구가 3천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창녕군의 인구 늘리기 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라 문경시는 올해를 인구 늘리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TF팀을 통해 창녕군의 인구정책은 물론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의 우수 인구 늘리기 정책을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해 정책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문경시는 단순한 출산장려금 지급이나 인센티브성 지원방식의 정책 위주에서 출산장려, 자녀양육비 지원, 주택문제 해소, 기업유치에 따른 일자리 창출, 귀농귀촌 등으로 인구 늘리기 정책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우선 인구 늘리기 정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인구정책위원회에 미혼남녀, 다문화가정, 학부모 보육종사자, 병원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에는 분만 산부인과 부재도 한 몫하고 있다고 판단해 분만실 시설 보강, 분만인력 24시간 운영 및 추가 채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문경을 위한 시민 대상 아이디어 공모를 시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저출산 인식 개선을 위한 남성 참여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시청 민원실에 임산부 우선창구를 설치하고 저출산 홍보영상 공모전 등 출산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정책도 마련 중이다.
또 아이 성장에 따른 단계별 지원과 교육환경 조성 등의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40대 청년층의 이주에 대한 우대시책을 마련 중인데 주택문제, 양육문제, 교육문제 등 '3박자 지원'이 핵심이다.
◆귀농귀촌 으뜸도시 문경
귀농귀촌 역시 문경 인구 늘리기 정책의 알토란이다.
문경시는 문경새재 등 자연경관과 교통접근성이 좋고 국군체육부대 등 스포츠'레저 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오미자와 사과 등 경쟁력 있는 특산품의 최대 주산지라는 점이 더해져 귀농귀촌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속철도 개통과 역사 건립이라는 호재까지 겹쳐 행복한 인생 2막을 열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문경은 귀농농업 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귀농인 정착지원, 귀농인 소득지원, 주택 수리비지원, 마을주민 초청행사, 귀농인의 집, 소규모 전원마을조성사업, 빈집 데이터화, 주택건축 시 인허가 원스톱, 귀농학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야심 차게 흥덕 행복주택 200호 건립사업도 추진 중이다. 문경시 흥덕동의 행복주택사업은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청년층의 주거복지 향상을 통한 인구유입 및 인구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총 사업비 220억원을 들여 부지조성 후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인구가 늘어날 요인도 많다"며 "사활을 건 인구 늘리기 정책과 함께 특히 2020년 문경 고속철시대를 기점으로 문경의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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