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으로 친문 강화한 이해찬, 숙제도 산적

입력 2018-08-26 17: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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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문(친문재인)계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권 2기 집권 여당의 새로운 선장이 됨에 따라 친문 대세론은 확인됐다. 그러나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아 이해찬호의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해찬호의 숙제

이 대표는 앞으로 2년간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지형 아래 야당과의 협치, 건강한 당정청 관계 설정 등이 우선적인 숙제이다. 이 대표는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 "국민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악화되는 경제 상황에 맞물려 현 정부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 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들과도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세론은 실재했고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은 결국 이 의원에게 2년간 당의 운명을 맡겼다. 1만 5천여 명의 대의원(45%)과 71만여 명의 권리당원(40%)이 몰표를 주면서 '이해찬 대세론'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당락을 좌우할 친문 표심이 이 대표를 비롯해 송영길·김진표 후보로 각각 나뉘었음에도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의원보다 '관망 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던 권리당원에게서도 42.79%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대세론을 확인해 준 증거이다.

당원들의 입장에서 정부·여당이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1년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의 승리라는 막중한 과제도 떠안아야 하는 여당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경륜과 강한 리더십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친문 강화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으로 민주당 지도부의 친문 색채는 더 뚜렷해졌다.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히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을 차지한 데 이어 최고위원회의에도 친문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당 지도부가 친문 일색을 띠게 된 모양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가히 '친문 마케팅'의 장(場)으로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모든 후보가 당심을 얻기 위해 대통령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때문에 의미 있는 비전이나 정책 대결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친문 사조직인 '부엉이 모임'이 돌출하고, '범문', '진문', '뼈문' 등 신조어가 난무하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종걸·이인영 등 비주류 인사들은 일찌감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남은 후보들이 한목소리를 내다보니 전당대회가 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율을 더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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