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16·경기체고)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은 도마에서 세계를 주무른 올림픽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둘째 딸로 유명하다. 점프와 공중회전에서 당대 최강이던 여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무너진 하체 탓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이제는 딸 여서정이 배턴을 받았다.
지난해 소년체전 4관왕을 휩쓰는 등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여서정은 17∼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대표 파견 1차 선발전에서 개인종합 이틀치 합계 102.650점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16세로 시니어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자마자 출전한 대표선발전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따돌리고 최강이 된 셈이다.
여 교수의 부인은 역시 기계체조 여자 국가대표를 지낸 김채은(45) 대한체조협회 전임지도자다. 큰딸 연주 양을 빼곤 부모와 둘째 딸이 체조 가족이다.
아빠와 엄마, 딸의 공통점은 유독 도마에서 강했다는 것이다.
여 교수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와 199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동메달,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주로 도마에서 메달을 따냈다.
김채은 씨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1993년 제1회 동아시아 경기대회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담력과 점프력, 화려한 공중 기술을 겸비해야 높은 점수를 얻는 도마 종목에서 딸 여서정이 부모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 체조장에서 열린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387점으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