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는 지금] 히잡 쓴 자원봉사자, 물총 달린 변기 등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입력 2018-08-23 16:44:35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다. 전체 인구 2억 6천만 명의 약 88%가 무슬림이다. 숫자로 무려 2억 명이 넘는다. 이슬람이라고 하면 중동의 아랍권 국가를 떠올리기 쉽지만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 열리고 있는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 곳곳에서도 이슬람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히잡(Hijab)을 쓴 자원봉사자. 아랍어로 '가리다'는 의미를 가진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쓴 20대 초반 여대생들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대회 최전선에 배치돼 있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벨라(22) 씨. 국민 10명 중 9명이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그녀 역시 히잡을 쓰고 있다. 그러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미디어 관계자들을 밝게 대하는 모습은 한국의 또래 여대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병훈 기자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벨라(22) 씨. 국민 10명 중 9명이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그녀 역시 히잡을 쓰고 있다. 그러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미디어 관계자들을 밝게 대하는 모습은 한국의 또래 여대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병훈 기자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만난 벨라(21·사진) 씨는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각 종목 스케줄과 결과를 알려주고 대회 조직위원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며 "국제행사에서 좋은 경험을 쌓으려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히잡을 쓴 그에게서는 또래 한국 청년의 쾌활함과 당당함이 똑같이 느껴졌다.

화장실에서도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경기장, 식당, 호텔 등 어디를 가더라도 화장실 변기 옆에 물총(?)이 설치되어 있다. 일종의 수동식 비데인 셈이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이슬람 국가에선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조금 허름한 건물에 들어가면 물총은 고사하고 수조와 양동이가 놓여있다. 씻을 때는 반드시 왼손을 사용한다고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겔롤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 화장실에 설치된 수동식 비데. 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이슬람 국가에선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김병훈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겔롤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 화장실에 설치된 수동식 비데. 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이슬람 국가에선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김병훈 기자

현지에서 이런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취재진도 있다. 그러나 기자가 볼 때 한국보다 인도네시아 화장실이 더욱 깨끗한 느낌이다.

일단 배설물이 묻은 휴지가 쌓인 휴지통이 없어 좋다. 또 인도네시아인들은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에 반드시 손을 꼼꼼하게 씻는다. 한국에선 볼일을 보고도 그냥 휙 나가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것과 비교된다.

동남아 최대 이슬람 사원인 이스티크랄 모스크 내부. 테라스까지 활용하면 최대 10만 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다. 김병훈 기자
동남아 최대 이슬람 사원인 이스티크랄 모스크 내부. 테라스까지 활용하면 최대 10만 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다. 김병훈 기자

GBK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엔 무려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인 이스티크랄 모스크가 있다. 매주 금요일 정오면 합동 예배를 위해 수많은 무슬림이 모인다. 바로 그 맞은편에 100년이 넘는 역사의 자카르타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지만 주차장을 공유하는 등 서로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스티크랄 모스크에서 바라본 자카르타 대성당. 성당 주차장이 상대적으로 좁은 까닭에 크리스마스 때는 이스티크랄 모스크에서 자신들의 넓은 주차장을 성당 신도들을 위해 제공한다. 김병훈 기자
이스티크랄 모스크에서 바라본 자카르타 대성당. 성당 주차장이 상대적으로 좁은 까닭에 크리스마스 때는 이스티크랄 모스크에서 자신들의 넓은 주차장을 성당 신도들을 위해 제공한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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