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문화예술도시를 지향하면서도 관련 분야 아카이브 정책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2017년 10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에 선정되는 등 공연문화중심도시, 문화예술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의 기초이자 새 문화콘텐츠의 원형이 될 수 있는 문화예술자료 ‘아카이브 구축 작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구사진비엔날레(9월 7일~10월 16일)는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치른 행사 자료가 정리·구축돼 있지 않다. 사진비엔날레 관계자는 "10년 넘게 사진비엔날레를 치르고 있지만 그동안 자료가 정리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뉴얼도 구축돼 있지 않아 전임자들에게 하나하나 물어가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다.
2010년, 대구가 낳은 한국의 대표적 서양화가 극재 정점식 화백(1917~2009)의 유품 헌책방 유출사건, 우리나라 1세대 사진가이자 한국 근대사진사에 한 획을 그은 사진작가로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최계복(1909~2002)의 작품 국립현대미술관행, 역시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한국 대표 미디어아트 작가 박현기(1942~2000)의 유작품 국립현대미술관행 등은 예술작품과 자료에 대한 대구시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 작품은 대구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여기저기 떠돌거나 창고에 방치되다가 눈 밝은 외지 기관의 눈에 띄어 유출됐다. 유족들은 고인의 작품과 자료를 기증할 곳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와중에도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은 어떤 조치도,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원로 음악인 임우상 씨는 ‘장르를 불문하고 현재 대구의 원로작가들이 개별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나 자료가 상당하다. 그러나 개인이 그저 갖고 있을 뿐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한 사람의 작가가 세상을 떠날 때마다 그의 작품세계도 함께 소멸하고 있다. 나이 든 문화예술인들은 그 많은 자료나 작품을 버릴 수도 없고, 기증할 방법도 없어 난처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한다.
대구시도 나름대로 장기적으로 아카이브구축 작업을 추진하고는 있다. 하지만 인력과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자료 구축과 활용에 관한 구체적 그림과 목표가 희미해 그야말로 단순 작업, 일회용 분류에 그치고 있다.
‘기록보관소’ ‘디지털 DB’ 등 기록 문화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 아카이브, 대구에서는 너무 먼 과제인가.
◆아카이브(archive)= ‘기록 보관소’를 뜻하는 용어로 정보통신 분야는 물론 인문, 예술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백업용 또는 다른 목적으로 ‘한곳에 파일들을 모아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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