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 날카로운 총소리에 봉화군의 평화가 깨졌다.
21일 오전 7시 15분쯤 봉화군 소천파출소. 봉화 총기 사건의 범인 김모(77) 씨는 이날도 유해조수퇴치용으로 허가받은 소총을 찾았다.
지역에서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김 씨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농작물에 피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경찰과 지자체로부터 총기 사용 허가를 받았다. 앞서 김 씨는 지난 13일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꾸준히 총기를 찾아갔다.
팔십을 바라보는 고령에다 지체장애를 앓고 있던 김 씨는 이날도 평소와 같이 지팡이를 짚고 파출소를 방문해 엽총을 찾아나왔다.
하지만 이날 그가 총을 들고 찾아간 곳은 그의 농장이 아니었다. 오전 9시 15분쯤 김 씨는 임기역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과 인접한 사찰을 찾았다. 이곳은 평소 물과 쓰레기 소각 문제로 잦은 다툼을 하던 승려가 주지로 있는 사찰이다. 그는 이곳에 오자마자 승려 임모(48) 씨를 향해 총을 쐈다.
김 씨의 총격에 임 씨는 어깨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김 씨의 총격에 근처에 있던 차량은 탄흔 자국이 가득했다.
승려에게 총을 쏜 김 씨는 곧바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소천파출소로 향했다. 그러나 지구대원들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그는 파출소 문을 강하게 흔들다가 바로 앞에 있는 소천면사무소로 발길을 돌렸다.
장애인등록증을 가지고 있던 그는 오전 9시 30분쯤 후면주차로 반듯하게 소천면사무소의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
지팡이는 조수석에 남겨둔 채로 엽총을 든 채 면사무소로 들어갔다. 그는 민원실 공무원 손모(48) 계장과 이모(38) 주무관에게 총구를 겨눈 채 "내가 나라를 구하겠다"고 외쳤다. 이후 그의 총이 불을 뿜었다.
놀란 여직원들이 소리를 질렀고 한순간 면사무소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남은 직원들은 경찰과 119에 신고를 했다.
이후 9시 4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김 씨를 검거했다.
이어 9시 45분쯤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총상을 입은 이들의 상태가 위중해 닥터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안타깝게 두 공무원 모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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