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醫窓)] 100세 건강 장수 수칙

입력 2018-08-21 10:59:58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 건강 측면에서도 이 명제는 매우 의미가 있다. 일본의 도쿄건강장수연구소는 "나이 들어서도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원봉사를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신체 건강과 사회 참여가 맞물려야 진정한 건강 장수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역설했다.

또한 건강 장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혼자서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 다지는 것보다, 사람들과 만나서 밥 먹고 애기하고 남을 돕는 것이 건강 증진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이 될수록 오지랖을 넓히라고 권고하는 셈이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길을 다니며 지역력을 키우면 주시 능력과 인지 능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할수록 치매 발생률이 낮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외출하고 장보기를 조금씩 자주하고, 심부름을 즐기고, 애완동물 키우기를 추천한다.

가장 불행한 사건이 고독사이다. 1인 가구의 수가 늘어나면서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 건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몸이 거동하기 불편하고 생산 활동이 중단되어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힘든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는 가장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100살까지 '오래' 살 수 있을까"보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가 더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젠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늙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장수국가 일본의 평균수명은 해마다 늘고 있다. 100세 이상 장수 노인도 7만 명에 달한다. 2050년에는 100세 노인이 지금보다 10배 많은 7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괴리 역시 커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평균 수명(2016년 기준)은 남성 80.9세, 여성은 87.1세인 반면 건강 수명은 이보다 10년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래 산다고 해도 노년에 환자로 지내야 하는 기간이 무려 10년이나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 평균수명은(2016년 기준) 남자 79.3세와 여자 85.4세로 건강수명(남자 65.3세, 여자 67.3세)과 큰 차이를 보였다.

100세 이상 100명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건강한 장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60%가 "가리는 것 없이 뭐든 잘 먹는다", "조금 양에 덜 차게 먹는다" 등 식사에 관해 답을 했다. 그 다음으로는 "걱정하지 않는다""지나간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 등 마음가짐에 대해 답한 사람이 많았다. 그 밖에 '사람과 대화 즐기기''자원봉사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언급했다. 적어도 하루 한 번씩은 외출하고, 매일 열 가지 음식을 먹고, 일상생활에서 근육을 다지면 100세 건강이 가능하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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