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산가족 위한 획기적 방안 내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와야

입력 2018-08-20 05:00:00

오늘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된다. 우선 20일부터 2박 3일 동안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측 가족을 만난다. 24~26일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상봉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기준으로 보면 65년 만에 재회하는 셈이다. 혈육들이 만나는 금강산은 눈물바다가 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는 것은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남북은 6월 적십자회담을 통해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지금까지 대면 상봉 20회와 화상 상봉 7회가 실시돼 남북 4천677가족, 2만3천519명이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상봉 행사 재개를 환영하면서 지금과 같은 이벤트 상봉으로는 이산가족의 한을 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번에 100명 내외가 만나는 상봉 방식은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7월 말 기준 이산가족 등록자는 13만2천603명, 이 중 생존자는 5만6천862명에 불과하다. 등록된 이산가족 중 절반이 넘는 7만5천741명이 사망했다. 생존자 수는 지난해 9월 6만 명 밑으로 내려갔고 매달 최대 500여 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90세 이상 생존자 수가 1만2천146명으로 21.4%나 된다. 이산가족을 위한 획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면적인 생사 확인, 서신 교환, 화상 만남, 상봉 정례화, 상설면회소 설치 등을 이산가족은 애타게 염원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북 당국은 이산가족 생사 확인, 상봉 정례화 등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부는 지금이야말로 이산가족 문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을 위한 더욱더 진전된 방안을 남북 정상이 도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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