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수도이자 인구 1천만이 밀집한 동남아 최대 도시, 자카르타는 1962년 제2회 아시안게임 이후 56년 만에 대회를 재유치했다. 같은 도시에서 아시안게임을 두 번 이상 치른 경우는 태국 방콕(4회)과 인도 뉴델리(2회)에 이어 자카르타가 세 번째다. 애초 베트남 하노이가 개최지였지만 경제난을 이유로 개최권을 반납, 자카르타가 다시 선택됐다.
그러나 개막식을 하루 앞둔 17일 주(主) 경기장인 겔로라 붕 카르노(GBK) 메인 스타디움을 둘러보니 반세기 전 대회를 치르며 얻었던 소중한 경험은 세월이 흐르며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1㎞ 이동에 20분이 넘게 걸리는 무시무시한 교통체증은 차량 2부제 시행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경기장 곳곳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택시 '바가지 요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기자가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 내려 아무 택시나 골라 타려 하자 어느 한국 교민이 다가와 "자카르타에서 택시를 탈 땐 바가지 요금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블루버드'란 회사의 택시가 미터기를 켜고 운전하는데다 영어까지 통한다"고 귀띔했다.

뻥 뚫린 보안도 걱정거리이다. 18일 성대한 개막식이 열리는 GBK 메인 스타디움 인근에선 군·경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단순히 AD카드를 목에 걸었는지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이들이 AD카드에 부착된 얼굴 사진을 확인하지 않는 탓에 다른 사람의 AD카드를 빌려 경기장을 활보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무다무다한'(모쪼록), '뭉낀'(아마), '끼라끼라'(대략)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가부 표시를 명확하게 않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특유의 기질이 이번 대회 운영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앞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대회 조직위의 서툰 운영으로 조 편성 추첨만 무려 3번을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1만8천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2억6천만이 모여 사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종족은 360여 개에 달해 '종족의 전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인도네시아인 특유의 애매한 표현과 느릿한 일 처리는 '다양성 속의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국민 특성으로 자리잡은 듯하지만 이번 대회와 같은 국제 행사를 치르는 데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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