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은 코발트 블루빛이 가득찬 화면은 마치 깊이를 모를 우주공간과 같다. 화면에 가해진 무수한 붓질은 크고 작은 점 혹은 물결무늬가 반복된다.
미술평론가들은 추상회화 작가 백성혜의 이 헤아릴 수 없는 붓질의 반복을 '시간의 축적'으로 비유한다. 안개에 싸인 듯한 거대한 화면은 마치 태초의 고요함 또는 침묵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혹자는 또 화면 속 반복되는 붓질이 마치 우리네 일상이 그저 그렇게 반복된다는 통찰을 보여준다고도 한다.
공간-시간-일상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대구 작가 백성혜가 '천의 인연'을 주제로 조선일보 미술관(서울 세종대로)에서 25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번에 선보이는 30여점의 작품도 '천의 인연'이라는 주제에서 드러나듯이 시간의 인연에 대한 메타포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무수한 점들도 다름 아닌 인연, 만남, 관계에 대한 명상이자 묵상이다.
대형 캔버스의 물리적 크기가 관람자를 화면 안에 머물게 하는 그녀의 작품들은 매일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제작하는 데만도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제작 기법도 먼저 반복적 붓질로 화면에 물감을 축적해나가는 것 같지만 점이나 원, 물결무늬를 표현하기 위해 바탕색을 지워나가는 독자적 기법에 토대를 두고 있다. 전시는 22일(수)부터 27일(월)까지. 문의 02)724-6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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