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여 사라질까 외국인 유학생 여권부터 챙긴 대학들

입력 2018-08-17 05:00:00

경북의 한 전문대학이 외국 유학생 5명의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받아 돌려주지 않아 말썽이다. 몇몇 대학의 비슷한 사례도 파악된다. 학교 조치는 유학을 불법 체류 통로로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한 데 따른 학생 관리와 예방 목적이겠지만 인권침해의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먼저 대학에서의 이 같은 행위로 입을 유학생 피해가 걱정이다.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은 유학생이 스스로의 신분을 증명하는 공식 서류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없어서는 안 될, 나라가 인정한 확인서인 셈이다. 체류 기간 필요한 다양한 서류와 문서의 작성, 금융 거래 등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휴대하는 신분증이다. 이런 활동을 담보할 신분증이 없으면 그 피해는 뻔하다.

다음, 대학의 권한 여부다. 대학 해명처럼 행정절차가 많아 임시 조치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알려진 것처럼 3년 넘게 돌려받지 못한 일부 사례를 볼 때 대학 당국의 행위는 중대한 잘못임이 명백하다. 이렇게 장기간 유학생 활동에 제약을 주고도 남을 신분증의 ‘압수’는 대학이 할 일은 아니다. 이런 조치는 유학생을 불법 체류자로 본 편견의 결과로, 정부 당국이 따져 밝힐 부분이다.

이를 계기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 문제도 짚을 때다. 지금 대학마다 학생 수 감소와 재정난 해소 등을 위해 유학생 유치전이 한창이다.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로 분류되고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도 예외다. 즉 학과별 정원 외에 많은 유학생 모집이 가능해 대학 곳간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마구잡이 유치가 불법 체류 창구로 악용되고 이를 막는 여권 회수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꼴이다.

비록 일부겠지만 대학의 일탈은 용납할 수 없다. 인류의 보편 가치인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나 다름없어 당장 바로잡을 일이다. 학생 피해 구제와 예방을 위해 정부 당국의 조사로 시정돼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나라 품격마저 떨어뜨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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