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정치 실종

입력 2018-08-17 05:00:00

지역 정치권이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 리더 그룹에서 지역 정치권은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어서 한국당 내부에서 대구 국회의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문제는 대구공항 이전`취수원이전 등 산적한 지역현안에 대해 조정과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고 예산확보의 선봉에 서야할 지역 정치인들이 실종돼 있다는 점이다.  

전망은 더 암울하다. 오는 12월쯤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1월쯤 열릴 한국당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등 지도부에 진입할 수 있는 정치력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20대 국회 출범 이후 지역정치는 '존재감 있는 중진의원이 없다'는 비판과 '초선의원들이 많지만 신선하고 혁신적인 면모가 없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19대 국회 때 대구정치는 중진이었던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주호영, 조원진 의원이 당시 초선이었던 김상훈`김희국`류성걸`권은희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단합하면서 대구 정치권이 목소리를 냈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과 조원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하면서 대구정치의 리더십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최다선인 4선의 주호영 의원은 대구 좌장으로서의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김상훈`윤재옥`곽상도`정종섭`추경호`곽대훈 등 대구 초`재선 의원들도 전문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경환 의원 등 그동안 지역 정치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다선의원의 부재로 경북현안은 물론 대구와의 시너지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지역 조직 정비가 시작되면서 차기 대구경북 시도당 위원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마땅한 적임자도 없는 상황이다. 차기 시당위원장은 탄핵정국을 시작으로 대선과 6`13 지방선거가 연이은 실패로 와해된 대구지역 보수를 다시 응집시키는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곽대훈 의원이 고사하는 데다 대구 국회의원들의 만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도당위원장 선출과정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이 계속해서 한국당의 중심보다는 변방에 머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각자도생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치력 부재 등으로 한국당의 쇄신 과정과 범야권의 정계 개편 과정에서 각 계파에 줄서기를 하며 이합집산을 거듭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정치적 무기력은 앞으로도 대선 주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등 지역 정치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총선을 앞두고 지역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과감한 도전과 비전 제시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쇄신 과정에 지역 정치권이 목소리를 높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간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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