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한국의 전통 고택과 종갓집이 전국에서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안동 다섯 고택 음식이야기'는 이런 안동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조만간 일반인에게 선보이게 될 안동 다섯 고택 음식이야기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고택에서 쉬면서 안주인들이 빚어내는 종택과 고택의 내림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기회도 있어 입맛, 손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안동의 유교문화와 나라사랑이 배어있는 역사, 문화 현장과 관광지를 함께 곁들이는 코스도 포함돼 1박2일의 짧은 여정에도 불구하고 든든하고, 묵직한 감흥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폭염과 땡볕이 한풀 꺾이고 바람과 햇살이 가을로 익어들 때쯤이면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안동시와 안동관광두레협의회는 올 가을 '다섯고택 음식이야기'를 통해 수백년 고택의 안주인이 선보이는 안동의 새로운 멋과 맛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길태 안동시 관광진흥과장은 "다섯 고택 음식 이야기는 고즈넉한 고택에 앉아 안동의 신선한 특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먹어보면서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함께 휴식, 여유를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섯 종부들, 양반가 담장 밖에서 두레사업
"100년 넘은 고택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세 망가집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고택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죠. 그 일을 좀더 재미있게, 더 잘하려고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종택과 고택이 전해오는 안동. 이 곳에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종택과 고택을 지키며 살고 있는 안주인들이 높디높은 양반가 담장 밖으로 뛰쳐 나왔다.
이들은 '다섯고택협동조합 서로가'(家)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칠계재 류춘영, 수졸당 동암종택 윤은숙, 치암고택 장복수, 정재종택 김영한, 수애당 문정현 씨 등 다섯명의 고택 안주인들이 주인공이다.
양반가 안주인들이 치마를 안입고 바지를 입는다고 입방아를 하던 안동이었다. 심지어 안주인들의 문 밖 출입마저도 그리 쉽지 않았던 보수적 안동에서, 그것도 수백년 고택의 종부와 안주인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인생 느즈막에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저마다 고택체험 등을 통해 조금씩 담장너머 세상을 향해, 사람들을 향해 함께 느리면서도 의미있게, 힘들지 않고 모여 신나고 재미나게 살아보자고 손짓을 보내왔다.
"고택별로 차별화한 음식을 내세운 투어프로그램을 마련했어요. 얼마 전 여행 전문가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고 가을쯤에는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다섯고택의 안주인들은 그동안 서울 유명 호텔과 한옥 등을 벤치마킹 하고 여행 전문가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맛과 멋을 선보이면서 "안동고택의 멋과 맛을 전국에 알려보겠다"는 작지만 큰 바람을 내보이고 있다.



◆고택에서 머물고, 체험하고, 역사를 사고
'다섯고택 음식이야기'는 5곳의 종택과 고택에서 종부와 안주인들이 전하는 손님 상차림 음식과 내림음식 이야기를 들으며 직접 만들어보고, 맛도 보면서 세월을 거슬러 느리게, 그러면서도 잊지 못할 소중한 여행을 만들어 주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종부와 안주인들의 정성이 밴 고택에서의 밤, 수백년 고택이 전하는 이야기가 있는 온돌체험, 수애당과 정재종택 등 '고택에서 머문' 하룻밤은 두고두고 기억나고, 시간이 지나도 새록새록 다시금 떠올려지는 소중한 기억이 된다.
수졸당에서 150년 전통의 안동국시를 만들어본다. 노종부와 함께 대청마루에서 홍두께로 밀가루 반죽을 넓직한 보자기처럼 펴보고, 국수가락을 가늘게 잘라보기도 한다. 애호박과 종부의 손맛이 들어간 안동국시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담백함이 특징이다.
치암고택에서는 차와 다식을 맛본다. 수박과 안주인의 솜시가 밴 다식, 시원한 전통 음료는 수백년 역사가 오롯히 깃든 고택과 묘한 어울림으로 색다른 감흥을 준다.
수애당에서는 안주인의 손맛이 깃든 한상차림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안주인이 텃밭에서 키운 갖은 채소와 몇년씩 묵은 장류로 버부려진 반찬들이 맛깔스럽다.
정재종택에서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 한 잔에 고택의 밤 풍경에 젖고, 칠계재 종부님이 손수 구성한 도시락은 전통의 맛을 현대적 감각으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고택에서 맛본' 음식들은 참다운 여행의 별맛으로 남는다.
게다가 다섯고택을 찾을 때마다 종부와 안주인들이 내 놓는 각종 음식들은 그야말로 웰빙이다. 생강잣 조림과 유과 등 종부님이 손수 만든 다과, 육포와 보푸름 등 주안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들, 고추장과 된장 등 다섯 고택에서 안주인들이 빚어낸 장류 등은 '고택의 역사를 사는' 여행이 된다.
또, 수졸당에서 건진국수 만들기와 264청포도 와인 시음, 치암고택에서 다과상 차리기와 조각보 만들기, 칠계재의 북어 보푸라기 만들기, 수애당에서의 제사체험, 정재종택에서 가양주 만들기와 시음 등 체험거리는 여행의 참 맛을 더해주는 덤이다.
◆곁들여지는 문화·역사 관광도 색다른 덤
고택체험 여행에 곁들여지는 안동지역 관광지 둘러보기도 색다르다. 고택의 맛을 느낀 후 들른 도산서원과 한국국학진흥원은 유교문화의 참의미와 안동이 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안동에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안동을 비롯해 경북인들의 나라사랑과 역사바로세우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정신문화 잇기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여행의 의미를 더해준다.
안동의 관광명소 1번지로 유명한 500년 사랑이야기가 담긴 월영교를 걷고 민속촌 내 고택에서 국화차를 시음한다. 고택리조트 '구름에'와 예움터에서 한복입고 뽐내기, 고추장과 술빚기 체험을 하고 기와지붕이 멋드러진 한옥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유명한 하회마을 투어와 부용대 절벽위에서 내려다 본 하회마을의 고즈넉함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면 이틀 일정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가득 든든함을 얻어가게 된다.
전미경 안동 두레관광PD는 "다섯분의 종부와 안주인들이 선보이는 '다섯고택 음식이야기'는 안동의 핵심 관광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이 상품을 위해 안동 두레관광협의회의 버스로기획, 안동반가, 안동식선 등 업체들이 참여해 '두레'사업으로 가꾸어 간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