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재판 새 국면…채용비리 주도 누굴까

입력 2018-08-13 21:00:00 수정 2018-08-13 22:25:46

입건 대상에서 제외됐던 대구은행 고위간부 3명 연루 증언 나와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대구은행 제공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대구은행 제공

경산시 고위 공무원이 연루된 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 관련 재판에서 전 은행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대구지법 11호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대유 전 경북경제진흥원장의 이같은 진술에 이어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경룡 전 대구은행장 내정자가 어떤 진술을 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원장은 2011년~2014년 대구은행 공공금융본부장(부행장)으로 경산시 금고유치 업무를 담당했다. 증인심문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2013년 경산지역 영업 책임자였던 김경룡 전 내정자는 "경산시 세무과장 오 씨의 아들을 채용하면 좋겠다"고 김 전 원장에게 보고했고, 김 전 원장은 이를 하춘수 당시 은행장에게 보고했다.

처음에는 "학력, 성적 등 자격요건을 확인하라"고 지시한 하 전 은행장은 "은행 관련 자격증을 갖추면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는 게 김 전 원장의 주장이다.

2013년 말 대구은행은 경산시 시 금고 유치에 성공했고, 3개월 뒤 김경룡 전 내정자는 오 씨 아들이 응시한 사실을 김 전 원장에게 전했다.

김 전 원장은 이후 박인규 신임 은행장 내정자를 찾아가 "경산시 세무과장 아들이 응시해 인사부장에게 말해뒀다. 하 은행장이 채용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보고했다. 이때 박 전 은행장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고 김 전 원장은 증언했다.

오 씨의 아들은 이후 두 차례 점수 조작으로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오 씨를 기소하고, 청탁을 들어준 박 전 은행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원장은 경산시 간부 공무원 아들 채용과 시 금고 유치 간에 관련성을 부인했다. 점수 조작도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은행장 변호인들은 처벌을 두려워한 김 전 원장이 박 전 은행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따라 처음 오 씨 아들 채용을 은행 측에 건의한 김경룡 전 내정자의 진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씨와 김 전 내정자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에 따라서 책임 소재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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