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건 대상에서 제외됐던 대구은행 고위간부 3명 연루 증언 나와
경산시 고위 공무원이 연루된 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 관련 재판에서 전 은행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대구지법 11호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대유 전 경북경제진흥원장의 이같은 진술에 이어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경룡 전 대구은행장 내정자가 어떤 진술을 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원장은 2011년~2014년 대구은행 공공금융본부장(부행장)으로 경산시 금고유치 업무를 담당했다. 증인심문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2013년 경산지역 영업 책임자였던 김경룡 전 내정자는 "경산시 세무과장 오 씨의 아들을 채용하면 좋겠다"고 김 전 원장에게 보고했고, 김 전 원장은 이를 하춘수 당시 은행장에게 보고했다.
처음에는 "학력, 성적 등 자격요건을 확인하라"고 지시한 하 전 은행장은 "은행 관련 자격증을 갖추면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는 게 김 전 원장의 주장이다.
2013년 말 대구은행은 경산시 시 금고 유치에 성공했고, 3개월 뒤 김경룡 전 내정자는 오 씨 아들이 응시한 사실을 김 전 원장에게 전했다.
김 전 원장은 이후 박인규 신임 은행장 내정자를 찾아가 "경산시 세무과장 아들이 응시해 인사부장에게 말해뒀다. 하 은행장이 채용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보고했다. 이때 박 전 은행장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고 김 전 원장은 증언했다.
오 씨의 아들은 이후 두 차례 점수 조작으로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오 씨를 기소하고, 청탁을 들어준 박 전 은행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원장은 경산시 간부 공무원 아들 채용과 시 금고 유치 간에 관련성을 부인했다. 점수 조작도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은행장 변호인들은 처벌을 두려워한 김 전 원장이 박 전 은행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따라 처음 오 씨 아들 채용을 은행 측에 건의한 김경룡 전 내정자의 진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씨와 김 전 내정자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에 따라서 책임 소재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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