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다.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기온이 36도를 오르내린다. 27일째 불덩이다. 마치 한반도가 아프리카로 변한 것 같다.
원인은 온실가스요,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이 많아지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덩달아 늘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면 2050년 폭염일수는 현재보다 3~5배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염은 폭염을 부른다. 일종의 되먹임 현상이다. 한 발짝만 걸어도 땀이 흥건해지니 자동차 시동부터 걸게 되고, 실내는 복사열로 찜통이 된 탓에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이산화탄소 배출 도구다. 이러다보면 내년엔 더 더워질 게다.
어찌할 건가. 답은 '신안'에 있다. 자동차의 시동을 끄고, 에어컨을 켜지 않을 해법 말이다.
◆변화무쌍 '섬 자전거여행'
신안은 대한민국 '섬의 수도'다. 무인도 953개를 포함해 1025개의 섬이 옹기종기 모여 신안군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섬의 4분의 1이 이 곳에 있다. 그래서 '섬들의 고향', '천사의 섬'이라는 애칭이 뒤따른다.
섬여행은 배를 타고 가야만 한다. 간혹 다리가 놓여졌지만 1025개 섬 전부가 다리로 연결됐을리 만무다. 차를 가지고 들어간들 길이 좁고 비포장이 많아 되레 불편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선택된 이동수단이 자전거다.
신안군은 자전거여행을 특화했다. 큰 섬을 중심으로 8개 코스, 500㎞의 섬 자전거길을 개발했다. '천도천색 천리길'이다. 1000개의 섬마다 1000가지 색깔을 지녔다는 의미다.
섬 자전거여행은 강따라 달리는 내륙의 단조로운 라이딩이 아니다. 산 아래 너른 들녘의 논과 밭과 염전을 질주하고(6코스 비금~도초 88㎞), 해안선 기암절벽을 끼고 돌며(7코스 흑산도 25㎞), 해질녘 노을을 배경 삼아 모래사장·해변송림에서 한가로이 페달을 밟으면 한 폭의 동양화(4코스 자은~암태 90㎞)가 따로 없다. 하의~신의도(8코스 78㎞)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고, 슬로시티 증도(2코스 50㎞)에서는 시간도 마음도 여유로워져 '느림의 가치'를 배운다.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희소식이 있다. 5인 이상 라이너가 신안에서 식사·숙박하면 비용의 일부를 돌려받는,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인센티브 제도다.
◆요트로 바다정원 산책
신안의 또 다른 매력은 '요트 투어'다. 바람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하얀 돛단배 '요트'는 낭만이요 로망이다.
세일(돛) 요트 '천도천색호'는 신안군이 지난 2016년 16억원을 들여 건조했다. 지자체 소유 요트로, 전국에서 유일하다. 선체 2개를 나란히 붙인 쌍동선으로 흔들림을 줄였다. 높이 25m 하얀 돛을 단 이 요트는 관광객 44명을 태우고, 최고 속력 10노트까지 운항할 수 있다. 목포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신안군 압해읍 신장리 압해항을 모항으로 삼아 자은·암태·팔금·안좌 등 다이아몬드제도를 오간다.
남도한바퀴 이용객 30여명이 승선하자, 요트는 섬을 뒤로 하고 바다로 향한다. 갈매기 한 쌍이 동행한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요트는 짙푸른 바다를 가른다. 바다정원 곳곳에 들어앉은 다도해 풍광은 한 폭의 그림이다. 뱃머리에 올라 두팔을 벌리면 타이타닉 여주인공이고, 하얀 제복에 파이프를 물면 멋쟁이 마도로스다. 선상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며 낚시대를 드리우면 강태공 아닌 해(海)태공이다.
성능 좋은 바베큐 그릴에 삼겹살과 소고기를 구워 멋진 파티를 열고, 노래방기기의 빵빵한 사운드와 리듬을 즐기고, 영화감상도 즐길 수 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침실은 이색적이다.
요트 투어는 오전과 오후 한차례씩 운항하는 단거리 투어, 8시간 운항하는 장거리 투어, 요트에서 1박2일을 보내는 요트 스테이 등 세 종류다.
김기영 선장은 "섬여행의 특별한 재미를 홍보하기 위해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요트"라며 "직접 섬에 올라 체험하는 것과는 달리 바다 한 가운데에서 섬 정취를 관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이나 단체 관광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두 아들과 휴가 온 배보경(여) 씨는 "어린시절을 화순에서 보낸 터라 아이들에게 엄마나라, 엄마고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쉽게 접할 수 없는 요트여행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됐다"고 즐거워했다.
◆갯고랑서 신선놀음 '카약'
카약도 즐길 수 있다. 자전거·요트·카약, 모두가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는 무동력 이동수단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신안군 지도읍 점안선착장에서 뱃길로 15분이면 임자도에 다다른다. 12㎞에 달하는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이 일품이다. 이 백사장(대광해수욕장)은 수심이 깊지 않아 가족 휴양지로 안성마춤이다. 백사장과 연계된 승마장도 있어 '해변승마'를 체험할 수도 있다.
갯벌에서는 짜릿한 카약을 즐길 수 있다.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노를 챙겨 카약에 오르면 안전교육지도사가 노젓는 법을 가르쳐준다. 카약은 혼자 또는 둘이 노를 저어가며 탄다. 두려움도 잠시, 천천히 노를 저어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바닷물이 빠지면 만날 수 있는 용난굴은 임자도의 관광명소다. 동굴에 있던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했다는 전설의 동굴이다. 제철을 맞은 민어를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광주일보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 절찬 흥행 중 '남도한바퀴'...4개월여만에 2만명 돌파
전남지역 관광지 순환버스인 '남도한바퀴'가 절찬 흥행 중이다. 올해 이용객이 4개월여 만에 2만명을 넘어섰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3월17일 운영을 시작한 '남도한바퀴'는 그동안 573회를 운행해 지난 5일까지 2만743명이 이용했다. 주중 8563명, 주말 1만2180명이 남도한바퀴를 돌았다.
이는 지난해 9월3일 2만명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한달 앞선 기록이다.
남도한바퀴는 지난해 처음으로 버스 1대당 이용객이 30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평균 36.2명이 탑승했다.
휴가철인 7월말~8월초 주간 베스트는 '담양·구례 숲길여행'이 차지했다. 탑승 정원 45명을 꽉 채웠다. 젊은이들은 '순천·여수 낭만여행'을 즐겼고, 최고 탑승률을 기록한 코스는 '해남·완도 힐링여행'으로 1대당 평균 42.8명이 이용했다.
섬여행 코스 중에서는 '신비로운 비밀의 정원 고흥 쑥섬여행'이 단연 인기위였다. 쑥섬은 전남도 민간정원 1호로 지정된 섬이다. '장성·정읍 선비여행'은 전라도 방문의 해를 기념해 전북과 연계한 상품이다.
남도한바퀴의 장점은 남도 명품 코스를 착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커플 여행으로 안성마춤이다. 이 때문에 단골층도 두터워지고 있다.
운행사인 금호고속은 남도한바퀴를 벤치마킹해 제주·강원 등 전남 밖 여행 코스의 '버스한바퀴'를 출시할 계획이다.
남도한바퀴 이용 요금은 9900원이며, 예약은 홈페이지(http://citytour.jeonnam.go.kr)와 금호고속 전용 상담센터(062-360-8502)를 통해 가능하다. 잔여 좌석이 있는 경우 광주버스터미널인 유스퀘어에서 현장 구매를 할 수 있다.
광주일보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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