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강의 LIKE A MOVIE] '어느 가족'

입력 2018-08-10 08:25:37

*관련영화: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나,다니엘 브레이크

*명대사: "아빠는 이제 아저씨로 돌아갈게"

"버린 게 아니라 주워온 거예요. 버린 사람은 따로 있는 거 아닌가요?"

*줄거리: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된다.

신과 함께 : 인과 연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사람이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다. 가난할 뿐, 나쁜 의도는 없다. 그저 가족이 일용할 양식을 마련하는 좀도둑질이다. 일과를 끝낸 부자는 귀가하다가 애처롭게 떨고 있는 소녀를 만난다. 정 많은 아빠는 여자아이가 가여웠고, 데려가 밥을 먹이기로 한다. 졸려하니까 잠도 재운다.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난다. 그렇게 여자아이는 이 집의 가족으로 스며든다.

필동

이 집에는 아가씨, 아주머니, 할머니까지 언뜻 보면 3대가 모여 살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들이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이 아니지만 진짜 가족보다 돈독하고 더 끈끈하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오붓한 동거는 오래가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한다. 경찰이 사라진 여자아이의 행방을 좇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좋은 뜻에서 입양이었지만 엄격히 말하면 유괴였던 것. 여기서부터 수상한 비밀로 가득한 이들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이 가족은 어떻게 만나게 됐고, 왜 같이 사는 것일까?'라는 시선으로 이들의 사연을 따라가게 된다. 좀도둑질을 하면서도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를 보듬기도 한다. 오지랖이 넓은 것일까.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이들 가족은 여러모로 의아스러울 뿐이다.

과연 '가족'이란 무엇일까. 대부분 가족이라 하면 혈연으로 이뤄진 관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렇지 않은 가족이 있다. 오갈 데 없는 사회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한 집에 살며 서로 보듬으며 가족을 만들었다. 비록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엄연히 가족이다. '낳았다고 다 엄마가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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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은 가족의 의미에 대한 재구성이다. 꼭 혼인이나 혈연으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같이 정을 나누고 공동체로 살아간다면 누구나 가족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통상적인 가족의 의미에 질문을 던지고, 고정화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느 가족과도 비슷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세상 모든 가족과도 닮아있는 이들의 이야기로 유사가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고레에다 히로가즈의 가족에 대한 사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좀도둑 가족의 행동들로 인해 문제가 생기고 화기애애했던 유사가족은 분해된다. 고레에다 감독은 원인을 세상과 시스템의 몰이해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 가족과 사회를 조명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숙고하도록 한다.

이는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에도 반복되는 설정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아들이 병원의 잘못으로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키워온 아이와 낳은 아이가 제자리로 돌아가며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는 가족을 버린 아버지의 장례식을 찾은 세 딸이 재혼한 아버지가 낳은 이복 여동생과 같이 살기를 제안해 네 자매가 함께 사는 이야기다. 그의 영화는 꾸준히 가족의 정형성이라는 것에 반론을 표하여 왔고 동시에 그들이 다시 유사 가족으로 회귀되는 욕망을 보여줌으로서 문제 제기도 함께 해왔다.

이후 '세 번째 살인'을 만들면서 더 이상 가족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다시 자신의 장기로 돌아왔다. '어느 가족'은 노부모가 사망한 후에도 연금을 받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 좀도둑 가족의 유쾌한 모습이 웃음 짓다가도 그들의 사연을 알고 나면 닥쳐 올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건의 보여지지 않은 이면을 조명함으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만든다. 또한 설득하려 하지도 않고 가족의 가치를 저울질 하지도 않는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이미 붕괴된 상태였고, 선택으로 맺어진 가족 또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남은 것은 함께 했던 따스한 추억뿐이다. 가족의 궁극적인 의미에 무게를 실은 '어느 가족'은 고레에다 가족 영화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수작이다.

이사강 CF·뮤직비디오 감독

신과 함께 : 인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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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그들도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강림(하정우)은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자신들의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저승법 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나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염라의 조건은 성주신(마동석)이 버티고 있어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허춘삼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 하지만 성주신의 막강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해원맥과 덕춘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스로도 기억 못 하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과 거래를 시작한다.

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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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 충무로역에서 남산 까지. 그 길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자아의 이야기. 마치, 동네 가요 새처럼 남산에 둘러싸여 조용하기만하다. 도시 속의 조용한 마을. 자신을 돌아보기에 좋았던 장소로 기억한다. 믿음 소망 사랑의 이야기는 타인과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자신과의 소통을 제대로 하기 위한 도구. 도시에 살면서, 타인에 대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애태우는 젊은 세대들을 만난다. 한 번쯤, 자신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대한 걸 생각해보고 싶었다. 필동은 나 자신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한 번 오면 숨겨진 안식처 같이 느껴지는 도시 속의 친환경 마을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 필동을 방문한다면, 어쩌면, 잊고 있었던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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