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뜨면 '폰질' 자녀…부모들 "방학이 끔찍해"

입력 2018-08-05 21:00:00

폭염에 집안서 스마트폰 몰두, 대화 단절 '갈등의 골' 깊어져
부모`자녀 함께 보내는 시간 늘려야

초등학생 때 사 준 스마트폰. 고교생이 된 아이는 지금도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떨어진 시력, 안 오르는 성적, 참을성 없는 성격...스마트폰이 미워집니다. 분실신고에다 사용정지도 수십번. 김태형 기자
초등학생 때 사 준 스마트폰. 고교생이 된 아이는 지금도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떨어진 시력, 안 오르는 성적, 참을성 없는 성격...스마트폰이 미워집니다. 분실신고에다 사용정지도 수십번. 김태형 기자

최근 인터넷·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이 증가하면서 많은 가정들이 부모, 자녀 간 대화단절, 불화를 겪는 등 스마트폰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 기간에 폭염까지 겹쳐 바깥 활동이 줄어든 자녀가 인터넷·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바람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청소년은 해마다 심각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129만1천5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 인터넷·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인 학생은 조사 대상의 15.2%(19만6천337명)에 달했다. 과의존 위험군은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를 겪고 있고 금단 현상이 나타나는 '위험 사용자군'과, 사용시간 조절을 어려워하고 생활에 지장이 생긴 '주의 사용군'을 합한 것이다.

또 인터넷·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점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초등학생 중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지난해 8.1%(3만8천102명)에서 올해 9.8%(4만3천238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도 6.3%(2만6천871명)에서 7.1%(2만8천937명)으로 각각 늘었다.

전문가들은 자기조절력이 낮은 영유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흥미를 끄는 미디어가 급격히 증가한데다, 모바일 기기로 이 같은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과거보다 용이해진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가족 간 관계와 부모의 생활 태도 전반을 되돌아보는 등 보호자의 노력이 동반돼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을 겪는 청소년 개인 습관 문제로만 몰고 가서는 자녀와 갈등만 심화시킬 뿐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재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과거 세대와는 달라진 소통 방식을 이해하면서 자녀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녀와 식사하기, 영화 보기, 저녁 시간에 산책하기 등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부모와 자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화 시간을 늘리면서 가족 간 분위기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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