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돈사 등 축사 신축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신축을 원하는 사업주와 악취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통이 편리해지고, 대도시 주변보다 땅값이 싼 경북에 외지인 등 사업주는 앞다퉈 축사 짓기에 나서고 있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돈사는 2013년 540 농가에서 2015년 482 농가, 지난해 427 농가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농가가 사육하는 돼지는 같은 기간 122만6천 마리, 120만1천 마리, 125만3천 마리로 120만 마리대로 유지되고 있다.
◆"악취 유발 축사 신축 안 돼"
지난 1일 예천군 지보면 만화리 주민은 대형 돈사 신축 허가를 반대하며 예천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보면 돈사신축 저지투쟁위원회' 등 주민 100여 명은 "돈사가 생기면 냄새 나서 못 산다"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송군도 돈사 건립 탓에 시끄럽다. 돈사 예정지 두 개 마을에서는 단체로 청송군을 방문해 항의하기도 했다. 청송군에 따르면 현재 6개 지구 16동의 돈사 건립 신청이 들어왔고, 파천면과 부동면 등의 4개 동은 이미 허가가 났다.
안동시에서도 대형 축사와 관련한 집단 민원이 해마다 접수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안동시 서후면 자품리와 대두서리 등 인근 6개 마을 주민들은 1천여 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신축 돈사를 반대하고 있다.
군위군에서는 지난해 12곳, 올해 7곳의 축사 신축 신청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올해 4월 우보면에서 한 사업자가 축사를 신축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주민들이 반대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돼지 농가 숫자는 줄지만 사육 두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소규모 농가가 폐업하는 사이 기업형 대규모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며 "돈사가 대규모화 되는 만큼 악취도 심해 주민과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왜 경북에 신축 잇따르나
업계에서는 최근 경북지역에 축사 신축 허가가 이어지는 이유로 교통이 편리해진 점을 꼽는다. 축사는 사료 수급 및 가축 공급 등을 위해 교통 여건이 좋은 게 중요해서다. 지난 2016년 말 상주~영덕 고속도로에 이어 상주~영천 고속도로가 개통한 점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 시세보다 비교적 싼 땅값도 경북으로 축사 건립이 몰리게 하는 요인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가운데 사료업체 등의 자금 지원과 기업형 축사 허가를 받아주는 '전문꾼'까지 활개를 치며 돈사 건립을 부추기고 있다.
축사 신축을 추진하는 한 사업주는 "사료업체가 자신들의 사료를 쓰는 조건으로 공사비 대부분을 시중 금리보다 낮게 융자 지원해 가축 입식 비용, 땅값만 있으면 돈사 신축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문꾼은 허가 서류 구비, 동네 여론 관리 등 기업형 축사를 짓는 과정 전반을 관장하며 커미션을 챙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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