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용객 폭증하는 대구공항, 올해 이전 부지 결정도 어렵다니

입력 2018-08-03 05:00:00

요즘 같은 휴가철에 대구공항을 이용하려면 불편함은 각오해야 한다. 대합실은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 없고, 발권 창구와 보안검색대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출국장에는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앉은 승객도 적지 않다고 하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이용객 폭증으로 이미 설계 수용량(연 375만 명)을 초과했음에도, 아직까지 통합신공항 이전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올해 안에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절차를 감안할 때 최소한 내년 초가 돼야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대구시는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안’을 만들어 이전 후보지인 군위군·의성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후에 국방부 심의와 공청회·설명회·주민투표·유치 신청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부족하다.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이 확정된 후에는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전사업지원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위원회 구성조차 돼 있지 않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부지선정위원회’와 ‘이전사업지원위원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통합신공항 건설에 숱한 암초와 난관이 도사리고 있음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대구시가 당초 2018년 착공, 2023년 개항을 계획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다. 정부의 비협조와 복잡다단한 행정절차 등으로 언제까지 미뤄지고, 홀대받을지 알 수 없어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올해 대구공항 이용객이 4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콩나물’ 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 말고 오로지 시민 불편만을 감안해 공항 이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 건설에 속도감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간,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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