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기획팀장
"더 큰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사회 전 영역에서 예술가적 상상력이 커지고 있다. 공장의 연기 한 줄 내지 않고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고, 바이로이트나 잘츠부르크 같은 축제는 티켓 값에 상관없이 몇년 전에 공연예약이 끝나버릴 만큼 세계적 인기 문화상품이 되어 있다. 피카소의 그림 한 점이 2천억원 가까이에 팔렸고, 조선시대의 진귀한 청화백자 하나가 홍콩 소더비에서 경매가 164억원에 팔리고 있다. 디자인만 해도 자동차에서부터 고급 의류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같은 나라가 한 해에 전 세계로부터 거둬들이는 디자인 로열티가 얼마일지를 생각해보면 예술의 고부가가치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해마다 수많은 예술인력이 배출되지만, 우리 사회는 그 예술적 자원들의 장래에 대해 주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술은 여전히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그 무엇일 뿐이다. 대학에서 예술의 처지는 예산이나 인력배분에서 실용학문 분야에 그 우선순위를 내주고 있다.
시대가 바뀐 만큼, 대구 문화예술인들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인력을 길러, 국제 무대에 진출시키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도체 수출도 중요하지만 오자와 세이지를 세계적인 지휘자로 키워내고, 파리에 갤러리 '요미우리'를 진출시킴으로써 일본이 얻게 된 국가적 차원의 문화 이미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 이미지로 일본은 전 세계에 문화선진국의 위상을 떨치게 됐다.
청년 예술가를 키워내는 대학 안에서 예술진흥의 새 장이 이뤄져야 한다. 1960~70년대에 공학 분야에 힘을 실어줬듯이, 21세기에는 예술계 대학에 인력 및 예산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화(경제적)의 차원에서만 예술진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정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선진국마다 앞다퉈 미술관을 짓고 음악당을 세우는 것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무려 5천여 개의 크고 작은 미술관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와 그 때의 예술체험이 얼마나 인격형성에 중요한 것인가를 알기 때문에 예술교육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붓는 것이다. 성인들 역시 평생 문화예술과 함께 살아야 인생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사진을 생각해 보라. 그가 켠 바이올린 선율이 과학적 사고에 영감의 깊이를 더해 주었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이제 대구경북은 예술에 더 큰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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