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장기집권론

입력 2018-08-02 05:00:00

34년째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는 훈센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의 압승을 이끌어내면서 다시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앞으로 5년간의 새로운 임기를 더할 경우 38년을 집권하게 되는 훈센 총리의 이번 총선 또한 야당과 언론 탄압 그리고 정적 숙청과 인권침해의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적인 비난 여론도 일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유신체제와 5공 정권의 정치적 행태를 떠올리는 대목이다.

그래도 훈센 총리는 "동포들은 민주주의의 길을 택했고,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젊은 세대들은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크메르루주의 '킬링필드'를 경험한 국민들은 극좌 정권을 종식시킨 훈센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내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바야흐로 장기집권론의 시대인가? 격랑의 한반도 주변국은 너나없이 더욱 막강한 권력을 거머쥔 독재자나 장기집권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의 시진핑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주석과 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되며 절대 권력자인 '시황제'로 부상을 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2024년까지 집권의 길을 열면서 사실상 '차르'로 등극했다. 이는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스탈린에 이어 두 번째의 장기 통치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일본의 아베 총리도 올가을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21년 9월까지 집권하며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깰 수도 있다. 하물며 북한에는 3대에 걸친 공산 왕조가 70년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래서인가 우리 정치권에서도 장기집권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작심하고 내뱉는 '20년 장기집권론'이다.

그것도 보수의 궤멸을 통한 계속 집권의 야망이다. 유신체제와 신군부에 저항했던 운동권 세대들이 권력을 잡자 독재 정권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무릇 권력의 속성에는 좌우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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