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흔히들 알고 있는 연극의 3요소는 무대, 관객, 배우다. 그렇다면 연극의 2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배우와 관객이다. 그만큼 배우와 관객은 연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며, 관객의 수와 호응에 따라서 연극의 흥행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요즘은 관객이 참여하는 형태의 공연들이 많아지면서, 배우와 관객의 소통이 필수적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배우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는 희곡 안의 인물을 연기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필자는 배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르다. '배우'(俳優)란 한자를 뜯어보면, '배'는 사람 인(人) 변에 아닐 비(非) 자가 합쳐졌다. '우'는 사람 인(人) 변에 근심 우(憂) 자가 더해졌다. 가만히 풀어보면 배우는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을 걱정한다' 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동서양의 많은 연극들이 세상을 조롱하고 잘못된 사회구조를 비판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배우는 그리스 시대의 '테스피스'(Thespis)부터 현대까지 관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현대에 와서 더욱 많은 양식의 연기를 소화하는 기술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을 무시하며 감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하는 배우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기술적인 부분이 진정성을 떨어뜨린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왜 배우와 관객이 연극의 2요소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관객은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참여형 공연들이 만들어지면서 관객들이 간접적인 배우 역할도 한다. 더불어 현대 연극에서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 흥행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프로시니엄 무대가 나타나고 D.디드로가 주장한 제4의 벽이 만들어지면서 관객들은 참여보다는 관람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의 관객들은 어떠하였을까. 셰익스피어시대의 연극들만 보더라도 아니 우리나라의 오광대 놀이만 보더라도 관객들은 공연에 참여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야유를 보내거나 신나게 웃기도 하고, 토마토를 던지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그만큼 연극에 대한 개입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은 일방적인 정보들을 받아들이며 수동적인 존재가 되었다.
배우와 관객은 서로에게 에너지를 준다. 배우들은 제4의 벽을 깨부수고 나와야 하고, 관객들은 제4의 벽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당당하게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현대 연극이 더욱 재미있고, 역동적인 공연예술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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