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손상혁 총장 인터뷰
지난 2004년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처음 둥지를 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대구경북의 미래과학 발전을 위해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이어 2014년 학사과정까지 개설하는 등 DGIST는 이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요구하는 이공계 인재양성의 산실이 되고 있다.
특히 DGIST는 인접한 유가와 현풍의 대구테크노폴리스, 구지의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자동차'IT'로봇'에너지'기계 등 주력산업 기업들과 함께 산'학'연 협력을 통한 협업적 혁신방안을 모색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DGIST가 지난 5월 'Innovation 2034 혁신선포식'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과학기술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DGIST는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융복합 대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교육 혁신, 연구 혁신, 가치 창출의 3대 혁신 전략을 구체화하고 성공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DGIST 융복합 교육 및 연구를 이끌고 있는 손상혁 총장을 1일 만났다.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융복합 대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혁신 선포식의 의미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등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기존의 산업이나 서비스와 융합 및 결합돼 세상의 만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를 지능화함으로써 혁신적인 변화를 일어날 시대다. 혁신과 융합이 핵심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려면 이공계 혁신 교육과 융복합 연구가 필수적이며 과학기술 기반 창업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
DGIST는 혁신 선포식을 통해 새로운 비전과 혁신 전략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과학기술원으로서의 역할과 추진 의지를 발표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주어진 문제를 잘 풀거나 기억력이 좋은 등 지금까지 시대가 요구해온 인재와 달리, 새로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창의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 기후, 식량 등 앞으로 도래할 국제적 이슈들은 다양한 분야가 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인재가 필수적이다.
올해 DGIST는 무(無)학과 단일학부 커리큘럼의 학부과정을 출범한 후 처음으로 첫 학부 졸업생 96명을 배출했다. DGIST 학부생들은 4년간 무학과 단일학부 커리큘럼에서 기초과학과 기초공학, 인문소양, 음악, 태권도, 기업가정신, 리더십 등의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익혔다. 특정 전공 교육이 아닌 탄탄한 기초과학 및 공학 교육과 본인이 진출할 분야에 대한 창의적인 전공 심화 교육을 받았는데 앞으로 더 많은 DGIST 출신 융복합 인재들이 배출돼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길 기대하고 있다.
-교육 혁신, 연구 혁신, 가치 창출 등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는데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면
▶교육 혁신은 과학기술 미래 역량 확충을 위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것이다. 창의(Creativity), 도전(Challenge), 협력(Collaboration), 배려(Care)를 갖춘 4C 인재 육성을 위해 융복합 교육 2.0 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수학, 물리, 화학, 공학, 생물, 인문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융복합 교과목을 개설하게 된다.
또 연구자·창업 및 취업·비이공계 진출 등 모듈식 융복합 교육 등을 통해 무학과 단일학부 커리큘럼의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해 DGIST 만의 융복합 교육을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사부와 연구부가 공존하는 기관의 장점을 살려 학교와 연구소 협업 기반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개방형 융합연구교육 사업단(CoE, Center of Excellence)을 육성할 계획이다.
연구 주제는 인류의 행복을 위한 글로벌 이슈, 과학기술적 난제, 국가 과학기술 발전 및 지역 강점 기술 가운데 DGIST의 잠재적 연구 역량을 고려해 선정할 예정이다.
가치 창출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가게 된다. 과학기술 기반 창업 및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비슬밸리 스타트업 프로그램(BSP, Biseul Vally Start-up Program)'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DGIST가 지역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전략도 있나
▶최근 DGIST 고신뢰CPS연구센터에서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모터카 위치검지장치를 개발했다. 모터카 위치검지장치는 열차 위치 정보를 3호선 열차 운행을 통제하는 관제사에게 제공하고 모터카 관제사의 신호 오인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분기기 진입 전에 경보를 표출하는 장치로 무인시스템으로 운행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는 필수장치다.
DGIST와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12월 문제해결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모터카 위치검지장치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DGIST는 학부생들의 협업적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한 그룹형 연구 프로젝트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를 시행하고 있다.
산학협력 UGRP 연구주제를 발굴 및 DGIST와 지역 산업체 간 활발한 교류·협력을 통해 기업의 당면 기술과제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학부생의 문제해결 능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미 미국 MIT를 비롯해 학부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하비머드공대, 올린공대에서는 학생들과 기업이 함께 팀을 구성해 산업체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활발한 산학 협력 과제를 수행 중. 영상인식 인공지능 알고리즘, 자동 조타 제어 알고리즘 등의 개발을 위한 지역 기업과의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 나온 DGIST를 대표할만한 성과가 있다면
▶지난 6월 '자성 기반 라이프케어 연구센터'가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18년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공학분야(ERC, Engineering Research Center)에 선정됐다.
김철기 교수팀은 2025년까지 총 15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전자기 기술을 활용해 심혈관 질환 분석 및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혈관계 표준지표 관리를 위한 의료융합시스템 개발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에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에서 3건의 대형 연구과제를 수주했다.
최지웅 교수팀은 뇌질환 치료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김민석 교수팀은 정밀 암 진단을 위한 혈중종양세포 분리 기술을 연구에 돌입했다. 또한 김형룡 교수팀은 차세대 치아조직 재생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뉴바이올로지전공 곽준명 교수팀은 식물의 꽃잎과 나뭇잎이 떨어지는 탈리(脫離) 현상의 원인을 규명해 세계적 학술지 Cell(셀)에 게재했다.
DGIST 연구원 창업 1호 기업인 ㈜소네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중심인 자율주행차량 개발 분야에서 중소기업이 시험·연구 목적의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장으로 부임한지 1년여가 지났다. 이번에 수립한 혁신 전략을 바탕으로 DGIST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싶나
▶개교 30주년인 2034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싶다.
교육 혁신을 통해 DGIST에서 융복합 교육을 받은 4C 인재 6천명을 양성해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리더로 육성할 것이다.
연구 혁신을 통해 50명 이상의 세계적 석학을 배출하고 10개 이상의 CoE를 가동해 인류가 직면할 문제를 융합적, 심층적으로 해결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
가치 창출에서는 DGIST 연구 성과 기반 스타트업을 200개를 설립 및 운영하며 그 가운데 5개를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해 혁신적 창업생태계 조성하고 기술사업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