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행장 공백 장기화 가능성 경영차질 우려

입력 2018-07-31 05:00:00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의 진행에 따라 10월 이후에나 공모 시작할 듯

공석인 DGB대구은행 행장 선임이 늦춰지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넘게 행장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내달 정기이사회에도 행장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DGB금융그룹은 현안인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우선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빨라도 10월 이후에나 행장 선임 절차가 시작될 것 전망된다. 

DGB금융지주`DGB대구은행은 이달 임직원 인사를 통한 인적`조직 쇄신을 추진했다. 사표를 제출한 임원 17명 중 11명의 사표를 수리했고, 4급 이상만 100여 명인 하반기 정기인사도 단행했다. DGB금융그룹 김태오 회장 취임 후 첫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3월 23일 박인규 전 행장이 사임한 뒤 공석으로 남은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은행에 따르면 내달 13일 예정인 정기이사회에 행장 선임 안건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을 선임하기 위해선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야 한다. 임추위가 공모와 면접 등 절차를 거쳐서 행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고,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확정한다. 하지만 첫 절차인 임추위 구성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같은 현안 해결을 우선으로 보고 있어서다. DGB그룹은 지난 27일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서류를 금융위원회에 접수했다. 이를 금융감독원에서 받아 한 달가량 심사할 예정이다. 심사에 따라 최종 승인 여부는 내달 말쯤 결정되고,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 소집 등 후속 절차가 9월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은행의 한 이사는 "이사회에서는 차기 은행장 선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라며 "하이투자증권과 같은 주요 현안을 해결한 뒤 3, 4개월 후에나 임추위 구성과 공모 진행 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서 진행 중인 수성구청 펀드 손실금 보전 의혹 수사도 행장 선임이 미뤄지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대구은행이 수성구청에 판매한 펀드의 손실금 12억원 상당을 보전한 혐의로 대구은행 전·현직 임직원 14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차기 행장 공모 대상 중에 수사를 받는 임원이 있어서, 법적 혐의를 벗은 후에야 안정적인 공모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의 하반기 경영은 물론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비자금 사건과 채용비리 의혹 등 여러 악재를 거쳐온 은행을 수습해야 리더가 없어서 조직 개선이나 미래 사업계획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공모 절차를 시작하더라도 최종 주주총회 승인까지 한두 달이 걸리기 때문에 자칫 내년까지 행장 공백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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