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폭염에 또 정전, '전력사용 증가 따른 과부하' 추정

입력 2018-07-27 17:11:16

수성구·남구 아파트 주민들 부채 꺼내고 24시간 영업 카페로 피신
전날 달서구·북구서도 변압기 고장, "과도한 전력 사용 자제해야"

지난 26일 오후 10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4시간 20여분 동안 68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대구 수성소방서 제공.
지난 26일 오후 10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4시간 20여분 동안 68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대구 수성소방서 제공.

심야 대구 아파트에서 이틀 연속 정전이 잇따라 열대야를 견디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26일 오후 10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68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정전은 약 4시간 20여 분동안 이어졌고, 27일 오전 3시 2분쯤 복구됐다.

앞서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에는 남구 봉덕동 한 아파트 단지 내 130여 가구가 40여 분간 전기가 끊겼다.

이날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만큼 열대야가 절정에 달해 주민들은 밤새 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범물동 아파트 주민 황모(44) 씨는 "집에서 계모임을 열던 중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해산해야 했다. 술을 마신 상황에 선풍기조차 켜지 못해 온몸에 땀이 줄줄 흘렀다"고 불평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이정옥(70·여) 씨도 "촛불을 켜고 문을 열어둔 채 부채질하면서 버텼다. 냉장고에 넣어 둔 생선이 상해버려 너무 아깝다"고 했다.

더운 집에서 벗어나 주변 공원이나 24시간 운영하는 카페 등으로 이동한 주민도 있었다. 이서진(24·여) 씨는 "도저히 잠이 안 와 새벽 1시에 부모님과 함께 심야에 영업하는 카페에 가서 밤을 지샜다. 잠을 못 잤더니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전 사태는 지난 25일에도 잇따랐다.

지난 25일 오후 10시 40분쯤 북구 태전동의 499가구 규모 아파트 변압기가 고장 나 가구에 따라 최장 4시간동안 정전을 겪었다. 정전은 26일 오전 2시 20분쯤 복구됐다. 같은 날 오후 9시 20분에는 달서구 파호동 1천999가구 아파트에서 변압기가 고장나 605가구가 2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봤다.

한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정전은 아파트 내부에 자체 설치한 변압기 등 설비가 전력 수요 급증을 견디지 못해 고장나거나 손상되면서 일어난 것이다. 저녁시간 일과를 마치고 귀가한 주민들이 더운 실내 공기를 식히고자 한꺼번에 냉방기 등을 작동하면서 일시에 전력사용량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전은 심야에도 과도한 전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부탁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파트 구내 변압기는 한전이 관리하는 시설이 아니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정전 피해를 입는 주민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지원인력을 보내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