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오수의 개'…가게에 불 나자 짖어 주인 구한 견공 '가을이', 표창장과 사료 받아

입력 2018-07-26 15:25:46 수정 2018-08-03 09:39:05

26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지난 22일 시장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짖어 알린 견공에게 광주 북부소방서 대원들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지난 22일 시장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짖어 알린 견공에게 광주 북부소방서 대원들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잘 키웠다. 똘똘하네. 자랑스러워.'

화재 초기 진화를 도운 개가 화제다. 이 견공은 점포에 불이 나자 크게 짖어 잠자던 주인을 깨웠고, 주인은 신속히 119에 신고한 것은 물론 직접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해 불이 시장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주인 생명은 물론 시장 전체 화마에서 구한 견공 '가을이'

26일 광주 북부소방서는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내 한 점포의 견공 '가을이'(2살)에게 표창장(소방서장상)을 수여하고, 부상으로 개 사료를 전달했다. 주인에게도 상패를 전달했다.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22분쯤 가을이를 키우는 주인 조모(62)씨의 가게에 불이 났다. 당시 조 씨는 가게 2층에서 자고 있었다. 불이 나자 가을이는 주인이 깨서 나올때까지 짖었고, 화재 사실을 확인한 조 씨는 곧장 119에 신고한 다음, 점포 앞에 있던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가을이는 주인 및 점포는 물론 시장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뻔한 상황을 막은 것이다. '오수의 개' 설화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다. 오수의 개는 자신의 몸에 물을 적셔 불을 꺼 주인을 구했지만, 소방체계가 잘 가춰진 현대에 가을이는 주인을 신속히 깨워 119 신고 및 소화기 사용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오수의견상. 두산백과
오수의견상. 두산백과

◆주인 구한 견공 이야기, '오수의 개' 설화 떠오르네

오수의 개 설화는 전라도 지역(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에 전해져 내려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내용은 이렇다.

전라도 오수에는 지금도 개 비석이 남아있다고 한다. 옛날에 그곳에서 좋은 개를 기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개를 데리고 장에 갔다가 집으로 오며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 이 사람은 장터에서 술을 많이 먹어 만취한 상태였는데, 고개를 넘다 쉬려고 앉아 담배를 피웠다. 그러다가 잠들게 되었는데 담뱃불이 마른 잔디에 떨어져 불이 나게 되었다. 그 사람이 얼마쯤 자다 깨어났는데 자기가 자고 있던 자리의 잔디만 빼고 다 검게 타 있었다. 무슨 일인가 둘러보니 자기가 기르던 개가 검게 타 죽어있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그 개가 아래 개울가에서 몸을 적셔 주인이 있는 자리가 타지 않도록 젖은 몸을 뒹굴며 잔디를 적신 것이었다. 그 개는 주인을 불에 타지 않게 하려고 여러 번 그 일을 하다가 지쳐서 죽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은 개가 자기를 살리고 죽었다는 것을 알고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하여 개가 죽은 자리에 말뚝을 해다 박았다. 그 후에 그 말뚝에서 움이 터 거대한 나무가 되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의 오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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