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 노후 원인이지만 매설 30년 안돼 교체 대상에서도 빠져…
지난해 누수로 손실입은 수도요금 80억원…노후관 교체 시급
대구시내 도로 아래 묻힌 상수도관이 파열돼 지름 5m의 구멍이 생기고 지반이 솟아올랐다. 이 때문에 출근길 교통이 마비되고 수돗물 공급이 2시간 이상 끊기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5일 오전 4시쯤 서구 평리동 평리네거리 지하에 매설된 500㎜ 상수도관이 파손됐다. 이 과정에서 지름 5m, 깊이 4m 크기의 구멍이 나면서 물기둥이 치솟아 도로가 침수되고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한동안 왕복 8차로 도로 통행을 전면 통제했고,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1개 차로의 통행을 제한했다.
출근길 도로가 막히면서 이 일대는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평리동으로 출근하는 유모(37) 씨는 "도로가 전부 막혀있어 우회했다. 평소보다 40분 이상 출근이 늦어졌다"고 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6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30분쯤 파열된 상수도관을 연결하고 누수로 파인 지면을 메웠다. 서구청은 이날 오후 6시쯤 도로 포장을 끝냈다.
그러나 사고 여파로 비산1동과 평리1ㆍ3동 주민 4천940가구는 비상연락관으로 급수가 이뤄지기 전까지 2시간 가량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평리동의 한 수영장에는 샤워장 물이 나오지 않아 수강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인근 초등학교 3곳에 급수차를 보내고, 오후 1시 30분부터 일대 4천900여가구에 정상 급수를 재개했다.
평리초등학교 관계자는 "직원들이 급수차가 실어온 물을 나르고, 물에서 나온 찌꺼기도 걸러내야 했지만 다행히 식사 시간은 맞췄다"고 했다.
이날 사고는 낡은 상수도관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파손된 상수도관은 1988년 매설됐지만 2016년에는 내구연한인 30년이 아직 되지 않아 노후관 개량 사업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4천445억원을 들여 노후가 심한 상하수도관을 교체하는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매년 누수로 인한 수도요금 손실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상수도관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총 급수량 3억3천475만㎥ 가운데 3.4%인 1천141만㎥는 배관 노후 등으로 누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대구시내 평균 수도요금으로 환산하면 80억원에 달한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파열된 상수도관은 내년에 10억원을 투입해 교체할 것"이라며 "지하에 매설된 관의 상태를 일일이 다 볼 수 없어 관리가 쉽지 않지만 노후 진행과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잦은 누수 구간은 차질없이 교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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