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가물자, 지붕 배수구 물받이에 새가 짓는 집/여기저기 지푸라기 물어다가 울긋불긋/꽃 울타리도 만든다/…중략…/내가 너의 눈을 닮아가니/너도 내 눈을 닮아갔다'
시집의 타이틀이 된 '오목눈이집증후군'이란 시다.
현실이란 땅에서 발을 떼지 못하면서 눈은 항상 비현실적인 이상의 세계로 향하는 것은 호모사피엔스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시인은 현실과 그 너머의 세계를 끊임없이 넘나든다. 시어를 매개로 한 자유로운 의식의 공간이동은 시인의 특권이다. 그러나 현실초월은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부터 갈등과 아픔을 동반한다. 박윤재 시인이 추구하는 서정시의 외양에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이 때문이다. '녹을 날 기다려 몰래몰래 건네는 물 한 모금' '그녀 얼마만치 떠오를까' 등의 사건들이 의외의 결별을 겪는 것도 서정적 심상의 전이와 확산이다.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198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겨울판화'로 등단했다. 12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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