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급 인사, 지역 안배 약속 지켜질까?

입력 2018-07-25 05:00:00

민갑룡 청장 "지역 안배 유념"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인사 때는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결산보고 전체회의에서 대구경북(TK) 인사 홀대와 관련한 지적이 나오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 약속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넉 달 만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연말 경찰청이 단행한 경찰 고위직(치안총감, 치안정감, 치안감) 인사에서 또다시 TK 인사 홀대가 발생한 것이다.

이 약속이 민갑룡 경찰청장 체제 아래에서 지켜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주로 예정된 경찰고위직 인사에서도 TK패싱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찰 출신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재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달서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찰 고위직에서 대구경북 출신은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로 몰락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진행된 치안감 이상 고위직 승진 인사를 보면 승진자 14명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무관을 포함해도 모두 28명의 승진자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은 손장목 서울 강서경찰서장 단 1명이다. 박근혜 정부 1년째인 2014년 1월 당시 경무관 인사에서 승진자 41명 가운데 TK 10명, 수도권 10명, 부산울산경남 7명, 광주전남 7명, 대전충청 4명, 강원 3명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연말 단행한 치안정감, 치안감 인사에서 승진자는 모두 6명(치안정감 2, 치안감 4)이었는데 출신지는 전남 영암, 부산, 충북 진천, 충남 태안, 경남 합천, 서울 등이었다. 지난해 7월 26일 있었던 문재인 정부의 첫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모두 4명이 승진했는데 제주, 경기, 경남, 광주 출신이었다. 치안정감,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매년 TK 출신 1, 2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현 정부 들어 단 한 명도 승진하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을 정도이다.

윤 의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장도 호남 출신이 가장 많다. 배용주 광주청장, 이기창 경기남부청장, 강인철 전북청장, 강성복 전남청장 등이 호남 출신이다. 반면 대구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경북 출신은 이준섭 대구청장, 장향진 대전청장, 이상정 제주청장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 윤 의원은 민갑룡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첫 번째 기준이 지역 안배"라며 "경무관 이상 인사를 할 때 아무리 우수한 자원이라도 지역 안배라는 기준을 깨고는 승진이 안 됐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완전히 틀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경무관 이상 승진자가 28명인데, 유감스럽게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하게 경무관 1명만 승진을 시켰다"고 질타했다.

이에 민 청장은 "지적에 공감하며 이러한 점을 유념해 지역 안배 균형 인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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