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포도 과수농가도 신음…이 도지사 "보험 예산 확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에 사람도, 가축도, 과수도 쓰러지고 있다. 35도가 넘는 역대급 불볕더위가 10일 이상 이어지면서 경북지역에 온열질환자와 가축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23개 시·군에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울릉)가 발효된 11일 이후 발생한 온열질환자만 12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졌고, 16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나머지 111명은 도내 의료기관에서 치료 후 퇴원했다.
이 기간 도내에서 폐사된 가축도 닭 14만1천863마리, 돼지 2천215마리, 오리 50마리 등 모두 14만4천128마리에 이르고 있다. 의성군 가음면과 안평면의 양계농장에서 폐사된 육계와 산란계만 1만6천250마리에 달하고, 상주에서도 닭 1만1천300마리가 폐사됐다. 칠곡군에서도 22일 현재 산란계 1만2천467마리, 육계 1만2천400마리, 돼지 67마리 등 총 2만4천934마리가 폐사됐다.
영천시 청통면에서 돼지 4천여 마리를 사육하는 김영춘 씨는 "에어컨을 가동하고 비타민제를 먹여도 평균 하루 5∼8마리가 폐사한다"며 "더위가 심할 경우 돼지 사료 섭취량도 20∼30% 줄어든다"고 말했다.경산에서 돼지 4만여마리(젓먹이 돼지 포함)를 사육 중인 설천농장 박한용 대표는 "돼지는 몸집보다 폐 용량이 적고, 땀샘이 퇴화해 체온 조절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름 무더위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돼지는 폭염이 계속되면 식욕이 많이 떨어지고 덩달아 폐사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돼지 종부사, 분만사, 자돈사, 비육사 등 방마다 2~4대의 에어컨을 설치해 시원한 바람이 순환하도록 해주고 비타민C 등을 사료에 섞여 주고 있다"고 했다.
과수농가의 신음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의성지역 사과 재배 농가의 경우 사과 열매에 일소(화상) 현상과 함께 사과 잎이 떨어지는 갈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천의 대표 과일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도 최근 이어지는 폭염으로 포도가 익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야간의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최근에는 27℃ 이상으로 올라 포도의 착색이 늦어지고 있는 것.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다량 공급하게 되면 열과(포도가 터지는 현상)가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김천시 대향면에서 20여년째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김동일(55) 씨는 "낮에 축 늘어진 나무를 보면 불쌍할 정도"라며 "폭염으로 인해 나무가 시들하다 보니 영양공급이 제대로 안 돼 포도가 익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런 추세면 포도 출하가 2주 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의 몫"이라며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폭염 피해 방지 사업과 가축 재해 보험 사업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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