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 “담배 피울 흡연구역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 볼멘소리
21일 오후 8시 대구 중구 동성로 한 민영 주차장 앞. 주차장을 관리하는 박재훈(60) 씨가 입구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를 쓸어담았다. 박 씨가 꽁초를 줍는 동안에도 20대 청년 2명이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박 씨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밤만 되면 담배꽁초가 확 늘어난다"며 "퇴근도 못하고 꽁초를 치우고 있다"고 푸념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현대백화점 대구점 인근 한 편의점 앞. 편의점 업주 진우인(50) 씨도 간이의자에 수북이 쌓인 꽁초를 주워담고 있었다.
진 씨는 "매일 열 번도 넘게 치운다. 의자 틈새로 짓이겨 넣은 꽁초는 치울 때마다 화가 치민다"며 "낮에는 더위와 행인들의 시선 때문에 뜸하던 흡연자들이 밤만 되면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니 장사도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대구 최대 번화가 동성로가 밤마다 쌓이는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연거리는 물론, 주차장이나 건물 앞, 골목 안까지 행인들의 시선을 피하려는 흡연자들이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금연 단속이 사라지는 밤이 되면 거리 흡연은 훨씬 더 심해진다.
중구보건소에 따르면 동성로 금연거리에서 불법 흡연 단속건수는 올 들어 6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단속 건수인 57건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황지희(21) 씨는 "거리 곳곳에 흡연자들이 있고, 어두워지면 흡연자는 더욱 늘어난다"면서 "하루만 제대로 단속해도 100건은 적발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속 인력이 부족하고 단속이 낮에 집중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동성로 금연거리는 주 3, 4차례 오후 2~6시 단속하는 것이 전부다. 한 달에 두 차례는 야간 또는 주말에도 단속을 하지만, 이마저 유동적으로 바뀐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금연구역을 돌며 단속도 하고 계도활동도 하지만 인력 자체가 많지 않아 세세한 단속이 힘든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흡연자들도 불만이 높다. 흡연구역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석으로 내몰기만 한다는 것이다. 이모(22) 씨는 "동성로 전체를 통틀어 흡연할 수 있는 구역은 대구역 앞 흡연 부스 밖에 없다"며 "흡연이 죄가 아닌데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 어두컴컴한 골목안까지 들어와서 피워야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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