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년농을 위한 농지 임대

입력 2018-07-22 15:46:40 수정 2018-07-22 19:15:20

강경학 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장

강경학 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장
강경학 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장

'농촌소멸', 어찌 보면 극단적으로 들리지만, 머지않은 미래일지도 모른다. 아기들의 울음소리, 아이들의 뛰어다니는 모습은 시골에서는 명절이나 되어야 경험할 수 있는 낯선 광경이 되어버렸다.

한 나라의 식량안보뿐만 아니라 국토, 환경, 삶, 문화 등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정 농가가 유지되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약 9천270가구로 4개 마을(리)당 한 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에는 약 6천890가구, 2025년에는 약 3천700가구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000년부터 귀농귀촌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영농 분야 신규 진입연령이 52.6세로 연령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다.

농촌 구성원의 고령화를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귀농'귀촌 지원사업 등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도 청년 창업형 후계농을 선발하여 영농정착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고령화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영농을 갓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토지'다. 2016년 실시된 귀농귀촌 실태조사에서 전체 귀농인의 46.6%가 '농지를 구입하여 농사를 시작했다'고 응답했으나, 30대 이하 귀농인 중에서는 그 비율이 21.2%에 불과해 청년 귀농인의 자금력과 영농기반이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 청년 창업농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이다. 이 사업은 은퇴하고자 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해 전업농 육성대상자들에게 장기 임대함으로써 농지이용 효율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로 공부상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이어야 한다. 경북 관내 시 지역은 ㎡당 5만원, 군 지역은 ㎡당 3만5천원까지 범위 내에서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가격을 결정한다.

공사는 이렇게 매입한 공공임대용 농지를 청년 창업농, 2030세대 등 영농기반이 취약한 젊은 농업인들에게 우선 지원한다. 임대료는 해당 지역 관행 임차료 평균수준의 50~100% 내에서 결정된다. 임대기간은 기본 5년이며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할 경우 20년까지도 임대가 가능하다. 임대기간 종료 후에는 농지이용 실태를 평가하여 재임대도 가능하다.

또한 정부시책에 따른 식량작물 적정생산 유도를 위하여 임차 농가는 공부상 지목이 답인 경우에는 해당기간 동안 벼 외 타작물을 재배하여야 하며, 이 경우 임대료가 80% 감면되는 등 혜택도 있다.

경북지역본부는 지난 한 해 동안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으로 약 50㏊의 농지를 매입하였고, 올해에도 413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현재까지 63㏊의 농지를 매입하는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추가경정 예산 편성으로 청년 창업농 400명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청년농을 적극 육성해 농촌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지금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농촌마을에서 아이들이 해맑게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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