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오른 최저임금, 소상공인 등 지원 대책 급하다

입력 2018-07-16 05:00:00

시간당 최저임금이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8천원대에 들어서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6천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올해 7천530원, 내년 8천350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하게 오르는 추세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부터 문제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한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최종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소상공인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뒤집힌 운동장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논란 끝에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노사 모두 불만을 드러내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사태 종결이 아닌 시발점이란 점도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소상공인, 편의점주, 중소기업 등 산업계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은 폭발 지경이다. 올해 인상률 16.4%만 해도 힘에 부치는 상황인데 내년에 10.9%나 오르면 견딜 수 없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결정 직후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모라토리엄’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사상 초유의 최저임금 불복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에 불과한데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 영업이익이 200만원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최저임금 수준을 정해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노동자 보호 못지않게 현실을 도외시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이 약한 경제 주체들이 경제적 파탄에 빠지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란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대한 손질과 함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소상공인 등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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