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서 학생(청소년)관객들은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통한다. 성인에 비해 학생관객의 티켓가격이 20∼30% 정도 저렴하다 보니 공연 주최측에겐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떨떠름 하기는 마찬가지. 이른바 목 좋은 좌석은 대부분 어른들 차지여서 학생들은 객석 2층 구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선 대접이 180도 다르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학생티켓은 하나의 '특권'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평균 티켓 가격은 대략 100∼300달러 정도. 오케스트라석(1층 가운데 좌석)과 프론트 매즈닌석(2층 앞쪽 좌석)은 이보다 더 비싸다.
그런데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이들 '로얄석'에서 폼나게 뮤지컬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뮤지컬 공연사들이 운영하는 '러쉬티켓(rush ticket)' 덕분이다. 러쉬티켓은 선착순으로 특정 블록의 좌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제너럴 러쉬(general rush)'와 '스튜던트 러쉬(student rush)'가 있다. 제너럴 러쉬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돌아가는 반면, 스튜던트 러쉬는 티켓 구매시 학생증을 제시한 학생들에게 주어진다. 청소년들에게 고가의 공연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학생증을 제시하면 고가의 뮤지컬도 25∼35 달러에 볼 수 있다.
스튜던트 러쉬 티켓은 클래식 공연에서도 폭넓게 통용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공연 당일 오전부터 29세 이하 학생들에게 100달러 이상의 티켓을 25∼35달러에 할인 판매한다.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클래식카드를 구매하면 베를린 전역에서 열리는 공연을 공연 당일 공연장을 방문하여 남아있는 좌석 중 가장 좋은 자리를 10유로에 판매한다.
최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도 청소년 관객들을 겨냥한 할인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모든 기획공연과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의 공연에서 학생석을 별도로 지정하여 공연에 상관없이 1만원에 판매를 하고 있다. 운이 좋다면 10만원짜리 공연을 단돈 1만원에 볼 수도 있다. 일부 좌석에 한정해서 운영되는 학생석은 큰 호응을 얻어 가장 먼저 매진되는 좌석이기도 하다.
청소년 관객은 미래의 문화애호가다. 어린 시절의 예술체험이 먼 훗날 문화관객으로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학생티켓은 음악 저변층을 확대할 수 있는 '골든티켓'이다. 문화수도 대구의 공연계가 '스튜던트 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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