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도왔다"…기적 같은 태국 동굴소년 전원 구조

입력 2018-07-10 21:31:42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를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모두 무사히 구조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들이 실종됐을 때만 하더라도 열대 우기(몬순)에 접어들면서 동굴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소년들이 동굴에 고립된 것은 지난달 23일이었다. 치앙라이주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오후 훈련을 마치고 탐 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졌다.
11∼16세인 선수들의 부모는 이날 밤 실종 신고를 했고, 동굴 입구 근처에서 소년들의 자전거와 신발 등이 발견됐다. 또 다음 날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과 발자국이 발견되자 지난달 25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들이 잠수해 동굴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다국적 구조팀이 꾸려졌지만, 동굴 내부 수로의 거센 물살과 폭우 등으로 한때 수색이 중단되기도 했다. 야속한 비는 계속 내렸고, 동굴 주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부모는 애간장이 타들어 갔다.
구조 당국은 배수용 펌프를 총동원해 동굴 내 수위를 낮췄고 지난달 30일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덕분에 잠수사들의 수색이 활발해졌다.
이달 1일에는 소년들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수백 개의 산소탱크를 동굴 안으로 밀어 넣었다.
기적은 소년들이 실종된 지 열흘째인 지난 2일 시작됐다.
이날 밤 영국 다이버들이 동굴 입구로부터 약 5㎞가량 떨어진 곳의 경사지에서 소년들과 코치가 모두 살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음날 곧바로 비상식량과 구급약을 공급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사 1명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 3명이 소년들의 곁을 지켰다.
4일에는 잠수훈련이 시작됐다. 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오려면 4개 구간의 '침수 구역'을 잠수해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장 80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침수 구역 가운데 일부는 폭이 60㎝로 좁아 잠수 장비를 벗어야 통과할 수 있어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었다. 동굴 내 공기주입구 설치 작업을 하던 전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이 6일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일이 벌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는 폭우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구조 당국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당국은 8일을 'D 데이'로 잡았다. 동굴 내 수위가 어느 정도 내려가고 응급처치를 받은 소년들의 건강상태가 다소 호전된 덕분이다.
이날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다이버 18명(외국인 13명,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 5명)을 투입해 11시간 만에 소년 4명을 동굴 밖으로 무사히 데리고 나왔다. 실종된 지 16일 만에 거둔 성과다.
13명 전원 구조라는 기적은 10일 완성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잠수사 19명이 들어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소년 4명과 코치를 모두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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