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이면 체력 회복
승부차기 연승으로 사기 높을 것
1990년 아르헨티나도 같은 기록
20년 만에 4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가 12일 오전 3시(한국시각) 잉글랜드와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축구팬들의 승부추는 잉글랜드로 기운 듯 보인다. 무엇보다 크로아티아가 두 경기 연속 120분 경기로 모자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승부차기를 펼친 탓이다. 여유있게 4강에 오른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를 압도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축구선수들의 시각은 다르다. 정신력이 배가돼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48시간이면 회복할 수 있어
FIFA는 통상 48시간 이상의 휴식을 준다. 자연 상태로 회복되는 데 48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것이다. 선수에 따라 회복 능력이 다르긴 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처럼 10대라면 36시간 이내라도 회복되겠지만 35세 이상의 노장 선수라면 48시간으로 부족하다.
국내 고교, 대학리그는 이틀 정도 쉬고 토너먼트 경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20세 이하 선수들이 뛰는 FIFA U-20 월드컵은 사흘의 여유를 두고 경기를 갖는다. K리그에서는 짧아도 3, 4일 쉬게 한다.
크로아티아의 체력을 걱정할 필요없다는 시각은 여기에서 나온다. 크로아티아가 러시아와 가진 8강 경기는 7월 8일 오전 3시(한국시각)였다. 4일간 휴식이라 체력 회복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승부차기로 연승해 '하늘이 우리를 돕는다'는 사기도 높다.
선수들의 컨디션 변화를 가장 눈여겨본다는 성호상 대구FC 선수강화부장은 "고비를 넘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질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승부차기에서 이기면 그 분위기가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자신감이 붙는다. '되는 집은 뭘 해도 된다'는 심리가 생긴다"고 했다.

크로아티아가 염려할 것은 경고 누적과 부상 정도다. 다행히도 8강까지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라키티치 등 선수 8명이 경고가 있어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를 벌여야했지만 8강 이후 모두 소멸됐다. 8강에서 골세리머니 하느라 웃통을 벗은 도마고이 비다 등 다른 4명만 경고를 받아 4강에서 모든 선수들이 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굳이 꼽자면 부상이 악재다. 햄스트링 부상이 우려되는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 등 일부 선수들의 라인업 변경 가능성은 남아 있다.
◆승부차기로 결승까지, 1990년 아르헨티나
16강 토너먼트가 시작된 1986년 월드컵부터 승부차기로 연승을 기록한 경우는 드물다. 역으로 말하자면 한 번은 승부차기로 이겼어도 다음 토너먼트에서는 졌다는 뜻이다.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가 그랬듯이. 러시아는 16강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이겼지만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 졌다.
단 한 번 승부차기로 연승한 적이 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아르헨티나가 그 주인공이었다. 지금은 손가락 욕 등 기행으로 더 유명해진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끌던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유고슬라비아를, 4강에서 개최국 이탈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눌렀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개막전에서 카메룬에 일격을 당해 1승 1무 1패의 조별리그 성적으로 꾸역꾸역 16강에 진출한 터였다.
심지어 마라도나는 8강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스타는 승부차기에 약하다는 징크스가 떠다녔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90년 대회 결승에서 서독에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0대1로 패했다.
승부차기로만 3연승해 결승에 진출한 팀은 아직 없다. 완벽히 날려버린 줄 알았던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악령을 다시 불러온다면,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로만 결승에 오른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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