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 만들기로 예산받고도…1년 넘게 제자리걸음하는 '칠성야시장'

입력 2018-07-08 21:00:00

야시장 들어설 주차장 용도변경에 주변 상인들 난색…"상인 여론 반영안됐다" 비판도

대구 북구 칠성시장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칠성야시장 조성 사업이 주차장 용도변경 문제를 두고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야시장이 들어설 주차장 터. 김윤기 기자
대구 북구 칠성시장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칠성야시장 조성 사업이 주차장 용도변경 문제를 두고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야시장이 들어설 주차장 터. 김윤기 기자

대구 북구 칠성야시장 조성 사업이 상인들의 반대로 1년 넘게 진통을 겪고 있다. 야시장이 조성될 시장 인근 공영주차장을 폐쇄하는 것을 두고 교통 불편 등을 우려한 상인들의 반발이 거센 탓이다.

북구청과 칠성시장상인연합회는 지난해 5월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야시장 사업에 선정돼 국비 5억원 등 예산 11억원을 확보했다.

칠성교와 경대교 좌안 신천둔치 공영주차장에 판매대 80개를 갖추고 먹거리장터와 플리마켓 등을 연다는 것.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서문시장 야시장과 달리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주고객층으로 삼아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공모에 선정된 후 1년 2개월이 되도록 야시장은 첫삽조차 뜨지 못했다. 야시장이 들어설 주차장의 용도폐기에 앞서 주변 상인들의 동의를 받으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다.

주변 상인들은 교통 불편과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동의에 난색을 표했다. 북구청은 칠성시장 상인연합회에 의뢰해 삼성시장 등 주차장 주변 4개 시장 상인 400여명 중 70% 이상 동의를 받으려했지만 지난달 말까지 동의율은 20%대에 그쳤다.

주변 상인들은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만두도매상 조모(62) 씨는 "이미 '장어골목' 등 신천변에 노점 수십여 곳이 성업 중인데 별도의 야시장을 추진한다면 기존 업주들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족발과 석쇠불고기를 파는 박모(53) 씨도 "보통 오후 10시 30분까지 영업하는데 근처 야시장과 시간이 겹치면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며 "야시장 방문객들이 시장 안까지 들어올 것 같지 않다"고 걱정했다.

이를 두고 구청과 상인연합회가 사업 추진 단계부터 상인들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야시장을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상인회 임원들의 뜻은 모였으나 개별 상인들의 반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북구청은 조만간 설명회를 열고 신천 종합정비계획의 일환으로 내년까지 인근에 지하주차장 200면이 들어선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상인연합회와 개별 상인회장의 도장이 찍힌 동의서를 받았으나 공모시한이 촉박해 내부 여론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야시장의 품목을 시장상인과 달리하고 식자재를 주변 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므로 야시장 조성이 상인들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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