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청중'에서 '관람'의 시대로

입력 2018-07-04 16:13:19 수정 2018-10-16 16:25:14

조정웅
조정웅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 속에서 관객은 흔히 '청중'(Audience)으로 불려왔다. 풀어내자면 'Audi'(소리)를 듣는 사람 혹은 단체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청중에 가깝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사람들은 듣는 것만큼 보는 것에도 흥미를 가진다. 청각에만 의존하던 시대를 넘어서, 이제는 청각+시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공연예술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는 언어 중 하나인 '직관'(Intuition)처럼, 현대인들은 '직접적으로 본다'라는 행위에 흥미를 가지는 듯하다. 이제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수요자들이 수동적인 청중의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즐기고 느끼고자 관람객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공연 공급자들은 일반적인 관객을 청중(Audience)으로 풀어내고 있다.

관객들은 공연이라는 것을 '보러가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공연을 보러간다'라고 표현하지 공연을 '들으러 간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실제 영국 에딘버러, 프랑스 아비뇽, 체코 프라하 등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에서도 보는 행위의 공연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축제에는 관객과 함께 즐기는 참여형 공연형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극장을 찾는다는 것은 '들어러 간다'는 의미보다는 '보러간다'는 생각이 오랜 시간을 거쳐 체득한 것이다. 실제 거리공연에서도 예술 행위자들이 듣는 것과 보는 것을 결합해야, 관객이 발걸음을 멈춘다.

연극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는 행위를 하고 있는 필자는 보는 행위와는 관계가 없는 '청중'이란 개념의 관객이 아닌 '관람자'(Spectator)라는 개념이 현대에 와서는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라고 여겨진다. 그로 인해 극단 마인을 설립하게 되었으며, 생소한 신체연극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에 대구 중구청에서 시행한 사업 중 하나인 로드아트가 시작되었을 때, 거리공연들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는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로드아트는 음악 위주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형태의 관람공연으로 거듭나야 한다.

현대는 'Audience'에서 'Spectator'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연예술가들의 다양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거리에서 공연장에서 다양성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하게 된다면, 대구도 다채로운 공연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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