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가 여야로 나뉘어 반목하면서 주요 지역현안 표류

입력 2018-07-03 16:43:13 수정 2018-07-03 20:26:34

똘똘 뭉쳐도 모자랄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여야로 나뉘어 반목하면서 대구 취수원 이전, 동남권신공항 가덕도 건설 재추진 저지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 역할론'을 강조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원죄론'으로 맞불을 놓는 데 그치고 있다.

김상훈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지난달 28일 TK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6·13 지방선거 결과를 고려하면 이제는 민주당도 지역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의 여당 국회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홍의락 의원이 취수원 이전, 가덕도 신공항 저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행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여당이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경북에서 약진한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국론 분열,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민주당 일각의 가덕도 공항 재추진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여당이었던 한국당이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주요 현안을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자성부터 하는 게 순서라고 반박했다. 또 명분 없는 언론플레이로 시민들을 선동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현안 해결을 위한 자리에 진지하게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홍의락 의원은 3일 "과거 한국당이 여당 시절에 대구경북 의원들이 두 현안에 대해 얼마나 무기력했는지 저와 지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두 현안은 지역의 여야가 힘을 합쳐도 풀기 어려운 숙제"라며 "한국당은 면피만 하려 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민들은 그동안 TK 유권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한국당이 보다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순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당이 좀 더 분발하면서 여당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선전을 펼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구경북 정치지형은 한국당으로 기울어 있고, 한국당 중심으로 지역 현안이 논의돼 왔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