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와 그림은 한뿌리'라는 '서화동원'書畵同源), 그림과 글씨가 서로 통하고, 서로 보완한다는 말이다.
중견화가 김진혁 작가의 작업이 그렇다. 그의 작품 속에서 그림은 글씨와 통한다. 그림은 글씨가 되고 싶고, 글씨는 그림이 되고 싶어 한다. 그의 작품 속에는 자주 한문자가 등장하고, 그림에서 글씨로 글씨에서 그림으로 이행 중인 기호가 등장하고, 그림과 글씨가 경계를 넘어 하나로 몸을 섞는 과정에서 부호가 등장한다. 그렇게 그림 속에 들어온 글씨는 그림과 더불어 하나의 조형요소로 기능하면서 글씨는 그림을 돕고, 그림은 글씨를 돕는다. 글씨와 그림, 의미와 이미지가 상호작용하면서 그림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의미를 중폭시킨다.
최근들어 그의 작품은 지난 역사의 시간과 전통으로 향하고 있다 상하이임시정부를 테마로 한 작품과 조선 호랑이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 바로 그것이다. 김 작가는 "상하이임시정부 테마 작품은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님 웨일즈의 ' 아리랑'을 보고 감명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산, 김구, 안중근, 이희영 등 독립운동열사의 기개와 정신세계를 소나무와 대나무 등 자연에 빗대 그린 작품이다.
김 작가는 또 조선 호랑이를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을 통해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꾀하고 있다. 해학적인 표정의 조선 호랑이 그림은 전통 민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또한 평면을 위주로 하면서 설치작업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서체의 기본인 필과 획을 11개의 연이어진 선으로 표현한 입체조형조각이 그렇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김 작가는 전통과 현대의 연속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관심을 서체를 변주한, 서체와 회화가 경계를 넘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작가 고유의 형식논리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의식과 40여 년 화가 경력을 바탕으로 아름답고 묵직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는 김진혁 작가의 ' 메이드 인 김진혁 40' 전은 3일(화)부터 8일(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진행된다. 053)668-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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