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미산단 폐수의 낙동강 유입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입력 2018-06-27 05:00:00

대구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 파문은 낙동강 물이 유해 화학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상수도시설 정수장치로 걸러내기 어렵고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 유해 화학물질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 수는 없다. 대구 취수원 이전과는 별개로 구미산업단지에서 아예 산업폐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지 않게끔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1991년 페놀 악몽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대구 수돗물 오염 파동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은 재발 방지 약속을 내놨지만 매번 그때뿐이었다. 이번에 낙동강에 유입된 과불화화합물 중에도 규제 대상에서 포함돼 있지 않은 성분이 있었다. 미지의 어떤 유해 화학물질이 낙동강으로 흘러들더라도 대구상수도사업소의 검사 기준표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 시민들로서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공장에서 배출된 하수와 폐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모여들어 처리된다. 문제는 하수처리장의 경우 안정적 구조의 유기물과 중금속 등을 걸러낼 수 없다는 점이다. 상수도시설 정수장에 모든 부하가 걸리는데 모든 유해 화학물질을 검출해 걸러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구미산단 입주 업체들이 배출하는 산업폐수를 해당 업체들이 모두 재사용해 낙동강에 아예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5일 매곡정수사업소에서 열린 대구 수돗물 대책회의에서 최승일 고려대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가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규제와 투자, 정책적 지원을 통해 폐수 재처리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한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구미산단 폐수 낙동강 유입 원천 차단은 아무리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다.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쓰는 영남인들의 건강을 위해 당국은 이 방안을 심각히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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