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은 입이 아니라 몸으로" 대 이은 나라사랑 명문가 화제

입력 2018-06-26 17:58:11

할아버지 독립운동에 한국전쟁 때 재입대. 아버지는 육사, 아들은 해군 현역

3대가 병역의무 마친 병무청 선정 병역명문가. 1대 이갑상 생전 광복절 행사 모습(왼쪽), 2대 이유찬.이유진(가운데), 3대 이훈교.이승준(여수함 복무, 오른쪽 맨 앞) 대구경북병무청 제공
3대가 병역의무 마친 병무청 선정 병역명문가. 1대 이갑상 생전 광복절 행사 모습(왼쪽), 2대 이유찬.이유진(가운데), 3대 이훈교.이승준(여수함 복무, 오른쪽 맨 앞) 대구경북병무청 제공

"우리 가문은 조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몸으로 애국심을 실천했습니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승준(30) 씨의 집안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3대에 걸쳐 8명이 총 198개월 간 현역으로 병역을 완수한 데다 저마다 특별한 이야기까지 품고 있다.

이 씨 가문의 '병역 명문' 역사는 그의 할아버지인 고 이갑상 씨부터 시작됐다. 그는 일본군 징용 1기로 입대했지만 소대장의 권총을 훔쳐 탈영한 뒤 동료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벌였다. 또 광복군에 입대하고자 상하이 임시정부로 가던 중 일본 헌병에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옥고도 치렀다. 광복 후 6·25 전쟁이 터지자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인데 비굴한 삶을 살 수 없다"고 재입대하기도 했다.

아버지인 이유진(61) 씨는 육군사관학교 소방대에서, 삼촌 이유승(69), 이유찬(64) 씨는 육군 제1보병사단 소속으로 최전방에서 병역을 마쳤다.

이승준 씨 역시 해군 어학병으로 입대, 서해 방어를 맡은 제3함대 소속 초계함 여수함에서 수병으로 근무했다. 이 씨의 동생 이훈교(27) 씨는 체중과다로 보충역 판정을 받자 "우리 가족 모두 현역으로 병역을 마쳤는데 나도 현역을 가겠다"며 40㎏을 감량, 육군 전방부대로 자원했다.

이런 공로로 이 씨 가문은 대구경북병무청이 선정한 '2018 병역명문가 스토리가문' 대상을 수상했다. 독립운동과 6·25전쟁, 자진 병역이행 등 이 씨 가족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라사랑을 실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병무청은 지난 2004년부터 3대가 모두 현역으로 병역을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해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 씨 가문처럼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가문을 '스토리가문'으로 선정, 대상 가문에는 국가보훈처장 표창과 상금을 수여한다.

임재하 대구경북병무청장은 "이 씨의 가족들은 결혼반지와 돌반지를 모두 IMF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에 모두 냈다고 한다. 그만큼 나라사랑을 자랑스러워하는 가문"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경북에서는 올해까지 모두 558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열대 최다인 105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병역병문가 증서수여식은 오는 28일 열린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