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선거 후 첫 원내 지도부 회의 열어…내홍 상처 아물 기미는 안 보여

입력 2018-06-25 17:00:57

원내대책회의 열고 혁신 비대위 준비위 출범 알렸지만 곳곳에 난관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연합뉴스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맞은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원내 지도부 회의를 열었다. 지난주 의원총회에서는 당의 진로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고 계파 갈등만 확인했다. 이 때문에 위기의 '한국당호(號)'가 이번 회의를 통해 내홍을 수습하고 쇄신을 이루어낼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당 곳곳에서 잡음이 숙지지 않는 탓에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이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혁신 작업을 위해 당내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6·13 지방선거 이후 의원총회를 한 적은 있지만 정례적으로 해왔던 원내 지도부 회의를 다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행은 "사심 없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하길 바란다"며 전날 구성한 혁신 비대위 준비위에 힘을 실었다. 이어 "앞으로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장을 지낸 3선의 안상수 혁신 비대위 준비위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느 편에 유불리가 있지 않고, 당을 위해 최대공약수가 모일 수 있는 혁신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의원총회 등을 통해 당내 고견을 듣고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또한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이라는 용어 자체를 없애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처럼 비대위 준비위가 공식 출범하고, 김 대행이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하지만 당내 갈등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우선 중진을 중심으로 한 김 대행 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 준비위가 순항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준비위가 좌초한다면 혁신 비대위 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여기다 한국당 전체 의원 수(112명)의 절반이 넘는 초·재선(74명)의 반발도 큰 산이다. 이들 대다수는 2012년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영향 아래 공천을 받은 터라 '친박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김 대행 등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들이 계파 갈등을 조장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중 의원 메모 사건'이 친박계를 축출하려는 복당파 의중이 노출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강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 중 일부는 전날 김 대행이 혁신 비대위 준비위를 발표한 것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대표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원내대표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한 초선 의원은 "정말 암담하다"며 "당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모두의 책임이며, 지금은 서로 손가락질 할 때가 아니라 국민께 한국당이 많이 반성하고 달라지려고 애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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