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설비 생산업체 (주)창조이엔지

입력 2018-06-24 16:55:21

(주)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가 제철 생산 설비 중 하나인 워크롤을 소개하고 있다.
(주)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가 제철 생산 설비 중 하나인 워크롤을 소개하고 있다.
(주)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가 제철 생산 설비 중 하나인 워크롤을 소개하고 있다.
(주)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가 제철 생산 설비 중 하나인 워크롤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 제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부품, 섬유 등 주력 업종은 이미 포화 상태로 영세 업체들 사이 과열경쟁만 심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레드오션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성공을 거둔 지역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철 공정에 필요한 설비(워크롤) 생산업체인 ㈜창조이엔지는 2006년 경산 진량공단에 설립됐다.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매출의 40%가 일본, 멕시코 등 수출에서 나오는 효자기업이기도 하다.

사업을 시작한 2006년 당시 창조이엔지 임현수(50) 대표의 업계 경력은 '초보' 수준에 가까웠다. 임 대표는 음대를 졸업하고 나서는 미국 유학을 가 치과대학을 다닌 특이 이력을 가졌다. 제조업계에 몸담은 것은 결혼 후 장인 사업체에서 생산직부터 올라온 것이 전부다.

임 대표는 "단순히 공장에서 생산일을 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특히 영업을 해서 수주 계약을 따낼 때는 짜릿함마저 느껴졌다"며 "여러 공부를 해보고 제조업체에 근무하게 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일이 내 적성에 꼭 맞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향 대구에 내려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제철 설비의 경우 앞서 시장에 진출한 잔뼈가 굵은 중견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신생기업인 창조이엔지가 발붙이기는 쉽지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무명의 신생기업과 덜컥 납품 계약을 맺으려는 업체가 있을 리 없었다.

막막함에 임 대표는 산업단지 관리공단을 찾아 입주업체 명부를 받았다.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 싶은 업체들은 일일이 전화하고 방문해 회사를 알렸다. 처음에는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짓던 업체들도 조금씩 임 대표에게 마음을 열었고 거래의 물꼬를 트게 됐다.

임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거의 외판원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며 "겨우 한 업체와 계약을 맺게 됐고 그 업체에게 최선을 다했더니 입소문이 번져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업체는 성장을 거듭했다. 포스코, 현대제철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위아 등 굴지의 대기업도 창조이엔지와 계약을 맺었다. 고베제강, 신일본제철 등 해외 대형 제철소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출액이 20억원도 되지 않던 창조이엔지는 지난해 기준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10년도 되지 않아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제철 산업 설비로 성공을 거뒀지만 최근 임 대표는 미래 먹거리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제철업계가 많이 위축된데다 제철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조선업계도 오랜 기간 침체를 거듭하며 시장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목표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로봇·자동화 설비 생산이다. 임 대표는 "제철 산업은 지독한 레드오션 시장이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해야 한다"며 "제철소에도 최근 공정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제철 산업에 특화된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납품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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