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중반부 '경우의 수' 총정리

입력 2018-06-23 13:38:34 수정 2018-06-23 23:17:59

죽음의 조는 B조, D조, E조, F조, H조…아르헨티나·브라질·독일 위기
16강부터 결승전 가능성? 프랑스 VS 아르헨티나, 브라질 VS 독일

2018 러시아월드컵 로고. 매일신문DB
2018 러시아월드컵 로고. 매일신문DB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16강 진출국을 알 수 없는 죽음의 조와 그렇지 않은 조가 윤곽이 명확해지고 있다. 다만, 16강 진출국이 확정된 조라 하더라도 조 1위를 차지하느냐 2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16강 대결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에 눈치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가령 조 1위는 옆조 2위와 만나고, 조 2위는 옆조 1위와 만나는 식인데, 꼭 조 1위가 2위보다 수월한 상대를 만난다는 보장은 없어서다.

◆A조 러시아·우루과이 16강 확정, B조 다소 혼전
A조는 일찌감치 러시아와 우루과이가 2승을 챙기며 죽음의 조에서 벗어났다. 러시아는 참가국 32개국 중 피파랭킹이 가장 낮아 개최국 이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문시됐는데, 사우디아라비아를 5대 0, 이집트를 3대 1로 대파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가장 강한 우루과이를 가장 늦게 만나는 경기 일정도 러시아에 이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우루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 등 나머지 남미 팀들이 부진한 가운데 홀로 제 실력을 선보이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A조에서는 조 1, 2위를 두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와 우루과이가 다투게 된다. A조 1위는 B조 2위와, A조 2위는 B조 1위와 16강에서 8강 진출을 두고 겨룬다.

현재 B조는 혼전이다. 포르투갈이 1위, 스페인이 2위이기는 하다. 그러나 남은 3차전에서 만만찮은 수비력의 이란과 모로코가 어떤 승부를 펼치느냐에 따라 2패로 탈락이 확정된 모로코를 제외한 포르투갈, 스페인, 이란의 순위 및 16강 진출 가능성이 요동칠 수 있다. 다만 이란은 아무리 잘 해도 2위다.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전력이 가장 약하고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옅어 토너먼트 일정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이란이 B조 2위가 되는 것이 A조 1위에게는 유리하다. 만약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B조의 16강 진출국이 될 경우에는 두 팀 모두 우승후보로 여겨지는 까닭에 경우에 따라 A조 2위가 A조 1위보다 더 나은 대진을 맞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C조 프랑스 단독 2승, D조 대혼전 수렁에 빠진 아르헨티나
C조는 프랑스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위 덴마크와 3위 호주가 남은 1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두고 싸운다. 페루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C조 3차전 경기는 호주(1무 1패, 골득실 -1) 대 페루, 프랑스 대 덴마크(1승 1무, 골득실 +1)이다. 호주는 반드시 이겨야 16강 경우의 수를 타진할 수 있다. 호주가 1승을 거두고 덴마크가 1패를 기록하면, 호주와 덴마크는 승점 동률이 되는데, 골득실에서 운명이 갈린다. 호주는 페루를 상대로 다득점을 노리고, 프랑스가 역시 덴마크에 대량득점을 해 주길 바라야 한다. 현재 호주와 덴마크의 2골차 골득실이 뒤집어져야 한다. 그 외에는 호주에게 답이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덴마크의 2위가 가능성이 높다.

D조는 D가 이니셜인 단어 Death(죽음)의 뜻 그대로 죽음의 조가 됐다. 크로아티아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보했고, 나머지 3팀인 나이지리아(1승 1패), 아이슬란드(1무 1패), 아르헨티나(1무 1패)가 경쟁한다.

남은 경기는 아르헨티나 대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 대 아이슬란드이다. 객관적으로는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꺾을 것으로, 크로아티아가 아이슬란드를 제압할 것으로 보여 결국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격이 살아나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메시가 부진한 아르헨티나를 꺾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다. 또 16강 진출이 확정된 크로아티아는 선수층이 옅은 관계로 향후 토너먼트 일정 소화를 위해 3차전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후보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는 '쉬어가기'를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궁지에 몰린 아이슬란드의 승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예측불허다.

아무튼 C조 1위 프랑스와 D조 1위 크로아티아는 16강에서 만날 일이 없게 됐다. 다만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와 만나게 된다면, 우승후보들이 조별리그에서는 부진하다가도 토너먼트부터는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이른 결승전의 양상을 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크로아티아는 프랑스를 제외한 덴마크와 호주 등 어느 팀과 만나더라도 해볼만하고, 이에 기세를 몰아 1998년 월드컵 때의 4강 진출 이상도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E조 브라질도 떨어질 수 있다, F조 충격패 독일 심기일전할까?
E조도 대혼전이다. 코스타리카만 2패로 탈락이 확정됐고, 브라질(1승 1무, 골득실 +2), 스위스(1승 1무, 골득실 +1), 세르비아(1승 1패)가 16강 진출을 두고 겨룬다.

남은 3차전 경기는 스위스 대 코스타리카 및 세르비아 대 브라질이다. 객관적으로 스위스와 브라질의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E조는 앞서 브라질과 스위스가 비기고, 스위스가 세르비아를 꺾는 등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서로 상대적인 '상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2패를 하긴 했지만 수문장 나바스의 활약을 앞세워 강한 수비를 보여준 코스타리카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스위스 전에 총력을 다할 수 있다. 세르비아도 기복이 심한 브라질의 공격을 단단히 잠궈 꺾을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네 팀이 만약 무승부를 거둘 경우에는 지금의 순위가 굳어져 브라질과 스위스가 조 1, 2위로 진출한다. 그 밖의 경우의 수는 복잡하다.

F조도 만만찮은 혼전에 돌입했다. 스웨덴과 멕시코가 1승으로 승점이 같고 골득실도 +1로 동률이다. 공동 1위다. 이어 한국과 독일이 1패에 골득실이 -1로 역시 같아 공동 3위다.

아직 2경기씩 남아있기 때문에 경우의 수도 당장은 명확하게 셈할 수 없다. 독일이 1차전 패배의 경기력 및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가며 고전할 것인지, 아니면 심기일전해 피파랭킹 1위 다운 모습을 2차전 스웨덴과 3차전 한국을 상대로 보여주며 최대 2승을 거둘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독일로써는 마냥 1위를 차지하는 게 좋은 것도 아닐 수 있는 실정이다. 16강에서 맞붙을 팀이 옆조 E조의 브라질 아니면 스위스가 유력해서다. 브라질이 부진해 2위를 기록하면 서로 만나 결승전 같은 16강전을 치뤄야 한다. 아무래도 스위스가 좀 더 쉬운 상대다.

따라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2위가 되는 것도 독일에게 괜찮은 운명일 수 있다. 문제는 독일이 현재 1위 아니면 2위를 무조건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G조 벨기에·잉글랜드 무난히 16강? H조 세네갈·일본 행운의 승리 분위기 탈까?
2경기씩 남아있는 G, H조도 조별리그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G조는 벨기에(1위, 1승, 골득실 +3)와 잉글랜드(2위, 1승, 골득실 +1)라는 2강 구도가 1차전에서부터 확실히 드러났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참가국 가운데서도 약체에 속하고, 파나마는 명실공히 이번 대회 최약체다. 이변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G조는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1, 2위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더 골을 많이 넣는지다.

결국 H조의 1, 2위가 누가 될 것인지가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토너먼트 일정 준비의 가장 큰 고려사항으로 벌써부터 떠오르고 있다.

H조는 혼전이다. 폴란드와 콜롬비아가 H가 이니셜인 단어 Hell(지옥)의 뜻 그대로 지옥 같은 수렁에 빠져있다. 세네갈이 조 톱 시드를 받은 폴란드를 꺾고 1승을, 일본도 강공의 콜롬비아를 꺾고 1승을 챙겨서다. 세네갈과 일본은 골득실도 +1로 같아 공동 1위다.

세네갈과 일본은 공통적으로 경기에서 행운을 얻어 승리했다는 측면이 있다. 세네갈은 상대팀의 실수를 노려 1점차 승리를 했고, 일본도 경기 초반 상대팀의 퇴장 및 페널티킥 득점을 매개로 승기를 잡아 역시 승점을 따냈다. 물론 찾아온 행운을 살리는 것도 실력이다.

우선 2차전은 세네갈 대 콜롬비아, 일본 대 폴란드이다. 1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객관적 전력은 콜롬비아와 폴란드가 우위다. 그러나 1차전 승리 덕분에 다져진 분위기 등이 세네갈과 일본에 유리할 수 있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16강에서 폴란드와 콜롬비아를 만나는 것보다 세네갈과 일본을 만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아프리카 팀이 분위기를 잘 타는 특성상 세네갈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도 끝까지 눈치 싸움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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