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단체장 릴레이 인터뷰]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대구교육을 지키는 선생님들을 위해 힘을 보탤 것"

입력 2018-06-21 16:44:13

소명으로 받들고 8년간 일해```학종 축소`수능 확대 우려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0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0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8년간 교육감직을 직업이 아닌 소명으로 생각하고 열정으로 받들었기에 떠나는 지금 아쉬움은 없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대구교육을 지키는 선생님들을 위해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달 임기를 마치고 대구시교육청을 떠나는 우동기 교육감은 취임 초반 학력 부진, 낮은 기관 청렴도 등을 극복하고 최근 각종 지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 주목받았다.

특히 기초체력 미달 비율, 학업 중도탈락자 비율, 기초학력 미달 비율 등은 전국 상위권을 달성해 교육공동체 간 신뢰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4년간은 대구행복역량교육, 협력학습 중심의 교실수업 개선을 통해 '교육수도 대구'로서 지역의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우 교육감은 매일신문과의 퇴임 인터뷰에서 입시 정책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후임 교육감이 이어갔으면 하는 대구교육의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우선 최근 정시모집 확대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정부가 펼치는 교육정책은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는 교육의 본질을 지키고, 무너진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시키는 것입니다. 사회 적재적소에 쓸 인재를 키우려면 학종을 확대해야 하며 수능은 자격고사화해야 됩니다. 학종은 평가 주체를 교사로 돌려준 것이기 때문에 교권과 공교육의 위상이 높아집니다. 수능 중심의 입시는 보수와 기득권을 위한 정책입니다."

우 교육감은 이번 정부에서 바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도 지역별 몇 개 학교만 대상으로 하는 표집방식에서 전수평가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집 방식으로 해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학생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주도록 기초역량을 키워주는 게 학교, 교사,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전수 평가는 서열화의 부작용이 있지만 평가 결과를 그렇게 활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진보 정부라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어떻게든 없애려고 해야 하며, 표집 방식으로 가는 것은 이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 교육감은 재임 중 끝내 완성하지 못한 부분은 후임 교육감을 통해 이어가기를 기대했다.

"수학을 실생활에서 쉽게 배우는 과목으로 바꾸고 싶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미분과 적분을 배우는 이유를 일본 박사과정 유학 시절에서야 알았어요. 일본에서는 학제적 연구를 1970년대에 이미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탕이 돼 교육감 시절 창의융합교육이 생소하지 않았으며, 행복역량 교육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예체능 과목이 중심과목으로 자리잡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했다. "상상력과 비판 능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역량이며, 이는 예체능 과목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생각을 그림, 목소리로 표현하는 게 예체능이며, '예체능은 잘하는데 공부는 못한다'는 인식은 잘못됐어요. 미래교육의 새로운 교육 틀은 예체능 과목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우 교육감은 다음 달 4일 퇴임 출판기념회를 열고 7일 영국 옥스퍼드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유럽의 위기관리시스템에 관해 공부를 이어갈 계획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형성된 교육 주체 간 신뢰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앞으로 교육공동체가 하나 돼 나아가길 바랍니다. 학부모님도 우리 선생님들과 우리 교육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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