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 두고 전통시장 간의 갈등 격화

입력 2018-06-21 19:00:00

월배시장에서 유치하자, 이웃한 월배신시장 상인들 "상권 침해" 반발

대구 월배시장 내
대구 월배시장 내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을 앞두고 인근 월배신시장 일부 상인들이 상권 피해 우려로 반발해 공사가 중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최초로 월배시장에 들어서는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이하 상생스토어)를 두고 월배시장 상인들과 이웃한 월배신시장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월배시장에 맞서 상권 침체를 우려한 월배신시장 상인들이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구미 선산봉황시장 등 전국 전통시장에 입점한 상생스토어는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던 이마트가 전통시장에 카페·어린이놀이터 등 고객 편의공간과 자사 '노브랜드'(NoBrand) 매장, 청년상인 전용 매장 등을 조성해 고객을 유치하고 전통시장 마케팅도 돕는 사업이다.

시장 상인들과 협의해 기존 상권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을 제외하고 판매한다. 대구 전통시장에서는 월배시장이 처음 유치했다.

달서구 진천동 월배로 남쪽 월배시장은 노점 등 380여 개 점포가 자리잡은 전통시장이다. 월배시장 상인회는 지난해 12월 시장 내 중소마트 터에 상생스토어를 들이기로 하고, 이마트 월배점에 입점을 요청했다. 상생스토어는 대구시 및 달서구, 유통상생발전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26일 개점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자 월배시장과 가까운 월배신시장 상인들이 집단 반발했다. 월배신시장은 월배시장에서 130m 가량 떨어져 있으며 50여개 점포가 입점해있다.

대구 월배시장 내
대구 월배시장 내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을 둘러싸고 인근 월배신시장 일부 상인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공사가 중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상생스토어 입점 협의 과정에서 월배신시장이 소외돼 상권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소마트 이익을 대변한다는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이 반대 집회를 열고 달서구청에 유통분쟁조정심의위원회 신청을 하는 등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자 월배시장 상인들이 월배신시장을 항의 방문했고,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갈등이 커지자 이마트는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개점을 유보했다.

최상근 월배신시장 상인회장은 "노브랜드 매장의 견과류 가격이 내 건어물 점포의 절반 수준이다. 주변 상인들 모두 단골 고객을 잃을까 근심이 크다"고 했다.

월배신시장 내에서 중소마트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우리도 공산품을 도맡아 팔며 시장 고객 유치 역할을 해왔다. 노브랜드 매장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병식 월배시장 상인회장은 "상생스토어 유치를 확정하기 수개월 전부터 수차례 사업 설명회를 열었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협의를 통해 오해와 갈등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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