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낮잠의 효용성, "Siesta"

입력 2018-06-21 12:12:17 수정 2018-06-21 17:56:06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상상만 해도 학교를 다니고 싶게 만들거나, 요즘 학교에 꼭 있었으면 하는 과목은 무엇인가요?"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응답 중 압도적인 비중의 과목은 "낮잠 시간"이었다. 공부도 게임도 하지 못하는 잠만 자는 시간의 과목! 과도한 학습시간으로 인하여 제대로 잘 시간도 쉴 시간도 턱없이 부족한 고된 일상에서 우리 아이들은 쉴 시간을 원하고 있었다. 이런 바램은 비단 아이들의 바램만은 아닌 것 같다.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우리는 잠깐이라도 쉬고 자는 것은 무척이나 게으르고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휴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여기에 길들여진 생활패턴은 우리로 하여금 늘 책상에서, 사무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미국의 세계적인 IT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 내에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 낮잠을 인정하고 그 시간을 부여한다. 우리 아이들이 애타게 원하는 과목의 그 시간, 낮잠의 시간과 공간이 그들에게는 주어지는 것이다. 왜? 구성원들의 건강과 행복이 일의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기업의 새로운 시각과 휴식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혁신적인 접근과 시도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잠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생산적인 활동으로 신체와 정신을 회복, 성장시키고자 하는 뇌의 능동적인 작용의 현상이다. 인간은 한밤 중과 이른 오후에 잠을 자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우리 몸안의 생체시계가 하루 2회에 걸쳐 졸음을 유발한다. 기상 후 6∼7시간이 되는 시점, 이 시간대는 하루주기에 있어 즐거움이나 타인에 대한 감정, 정서의 균형상태가 가장 낮아지는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오후의 낮잠은 기분이나 각성도 뿐만 아니라 인지수행 능력과 창의력의 강력한 원천인 몰입의 강도를 증가시켜 학습능력과 업무능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10∼20분 정도의 잠깐의 낮잠으로 우리의 몸과 기분이 가벼워지고 맑아진다.

단, 20분 이상을 경과할 경우에는 수면무력증으로 뇌를 정상상태로 회복하는데 시간적 보상이 필요하게 되고 항상성으로 인하여 밤잠을 방해할 수도 있기에 낮잠의 시점과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효율적인 낮잠의 기술이다.

"씨에스타"(Siesta). 더운 나라들에서 점심시간 무렵의 낮잠과 휴식시간을 일컫는 용어다. 무척이나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 자신만의 시에스타를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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